부천국제만화축제 (사진-한국관광공사)
부천국제만화축제 (사진-한국관광공사)

 

방탄소년단(BTS)으로 대표되는 K팝에 이어 국내 웹툰과 웹소설이 '콘텐츠 한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나 종이만화, 순수문학 중심으로 돌아가던 시장 분위기에 변화가 감지되는 것도 눈길으 끄는 부분이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되는 웹툰·웹소설이 침체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출판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대표 만화·도서 관련 행사들이 웹툰과 웹소설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아시아 최대 만화 전문 페스티벌인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는 축제 프로그램 대부분을 웹툰을 조명하는 데 할애했다. 웹툰 쇼케이스를 열고 네이버 웹툰·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티빙(TVING) 등 관련업계가 모여 K웹툰의 가능성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토론한 게 그 방증이다.
출판업계도 분주했다. 최근 열린 국내 최대 책 축제인 '서울국제도서전'은 웹소설에 특화한 특별전을 열었다. 26년 동안 진행된 전통있는 도서전에 웹소설이 입성하는 것은 처음으로, 다양한 미디어와 만

나 하나의 장르로 정착한 웹소설과 웹툰을 조망하는 세미나도 열었다.
웹툰과 웹소설의 위상이 크게 달라지고 있는데, 이는 각 시장을 이끄는 주류 콘텐츠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웹소설이 드라마로 다시 태어나고 인기 웹툰이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로 만들어지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등 성과를 내면서다.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관계자는 "웹툰과 웹소설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 받는 다양한 드라마, 영화, 게임 등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원천 스토리로 가치가 크다"며 "신진 작가들이 웹소설과 웹툰을 통해 작품을 선보이면서 하위 문화로만 보던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로도 보여진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3년 100억 원대에 불과했던 국내 웹소설시장 규모는 2018년 4000억 원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엔 6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0 출판산업 실태조사'가 밝힌 국내 단행본 시장 매출액은 7132억 원(2019년 기준)으로 매년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웹툰 성장세는 더욱 괄목할 만하다. 국내 웹툰 시장규모는 지난해 1조 원을 넘어서며 글로벌 시장까지 장악했다. 네이버웹툰의 미국 서비스인 라인웹툰과 카카오재팬의 웹툰플랫폼 픽코마가 각각 미국, 일본 시장 1위를 차지하며 유럽, 아시아 시장을 넘보고 있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 인기 작품인 '스위트홈'과 '승리호'는 지난해 넷플릭스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돼 '대박'을 쳤다.

지역 한 문화 평론가는 "웹소설은 기존 문예 흐름과 달리 창작자와 이를 받아들이는 소비자가 서로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삶의 방식이나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며 "기존 문학계가 여전히 주류 문학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문단권력은 웹소설로 분명히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학 교수는 “K웹툰을 내세운 한국 만화가 출판문화 중심의 글로벌 만화 시장을 뒤집어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카카오재팬의 웹툰 앱 '픽코마'가 올해 2분기 전 세계 앱 매출 7위에 올랐고 네이버웹툰 글로벌 연간 거래액도 1조 원을 넘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웹툰 원작들이 잇따라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돼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을 이어가는 등 K웹툰의 성장이 눈부시다”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