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골라주는 여자] 여행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여행자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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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골라주는 여자] 여행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여행자들의 이야기
  • 강선영
  • 승인 2021.09.13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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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북동의 '우리는 이미 여행자다'
직업도 다양한 7명의 여행 노하우 공개

작가 ‘섬북동’은 독서 모임 이름이다. 디자이너의 독서 모임에서 시작해 지금은 디자이너, 카피라이터 그리고 마케터까지. 크리에이티브 분야라는 하나의 공통점 외에는 각자 하는 일도 나이도 성격도 다른 멤버들이 2주에 한 번씩 독서 토론을 하며 10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모임이다.

아시다시피 독서 모임이 10년째 이어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장수 비결을 “그냥 수다를 떤다”라고 말한다. “책은 핑계일 뿐 사는 이야기를 하며 집이나 직장 등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그런 모임”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한다. “모여서 대화를 하다 섬들이 모여 더 큰 섬이 되고, 우리들만의 휴양지가 열린다. 그렇게 우리는 휴식을 하고 에너지를 얻고 또 각자의 일상을 이어간다.”

모임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 같이 여행을 떠날 정도의 사이가 되기까지도 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각자의 여행 이야기지만 교묘하게 다른 작가의 여행지와 겹치는 것도 발견하게 된다. 한 곳의 여행지를 서로 다른 시선으로 추억하는 걸 보는 재미도 이 책을 읽는 포인트 중 하나다.

책의 시작은 우연찮은 제안에서 시작되었다. 출판사 ‘좋은습관연구소’는 “일상이 여행이 되는 습관”을 독서 모임 멤버들에게 책으로 묶을 것을 제안했다. 이미 모임 멤버들은 여러 가지 독립 출판 프로젝트의 경험도 있고, 책을 써본 작가들도 여럿 있었던 터라 이 제안은 어렵지 않게 여러 멤버들로부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독서 모임 단톡방에 ‘책 쓰기’에 대한 제안이 올라왔고, 결국 총 7명의 멤버가 필자로 나섰다. 멤버들은 알고보니 독서 고수는 물론이고, 여행에 대해서도 고수였다. 오지 여행을 비롯해 세계 일주 여행을 한 멤버도 있었고, 각종 출장만으로 온세계를 돌아다닌 멤버도 있었다. 그리고 서교동/합정동/망원동을 아지트 삼아 자신만의 일상 여행법을 개척한 국내파도 있었고, 넓디넓은 서울을 따릉이 하나만으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출퇴근 자체가 여행인 멤버도 있었다.

책은 그렇게 해서 탄생되었다. “섬북동과 까뽀에이라로 여행의 부재를 달래며 다시 브라질 여행을 꿈꾸는 재포, 코로나 이전에 들었던 여행 적금을 해약했다가 얼마 전 다시 넣기 시작했다는 경영, 10년 넘게 아는 멤버들과 여행을 다녔고 또 그 멤버들과 얼른 다시 여행을 가고 싶다는 유정, 캐리어에 운동복과 러닝화를 담고 하와이에 달리러 가고 싶다는 미현,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죽을 뻔한 고비를 수십 번 넘기고서도 지금 살아남아 여행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운이 좋다는 매옥, 프로 집순이라면서도 누구보다도 서울을 많이 돌아다니는 주은, 그리고 여행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섬북동에서 다시 발견했다는 승은까지.”

작가들은 자신들의 작업을 “함께 비밀 일기장을 쓰는 것처럼 두근거리는 작업이었다”라고 말한다. “목적 없는 것을 즐기며 내일보다 오늘에 충실할 것” “사사로이 관찰할 것, 새삼 감사할 것, 연연하지 말 것, 그리고 길을 잃을 것” 등 이들이 말하는 여행 철학은 그곳이 해외이든 국내이든 혹은 내 방구석이든 어디든 간에 어디에서나 통하는 일상 여행자의 철학이다.
 

강선영 ksy@newsn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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