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완전한 성인이 되는 조건이 나이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장 필수 적인 조건은 경제적으로 독립된 존재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자기 인생을 스스로 선택하여 자기 의지대로 꾸려갈 자유도 주어지니까. (…) 앞으로의 세대는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 초고속으로 진행되는 노령화로 한 사람이 책임져야 할 노인이 등짐 가득한 시대가 코앞이다. 등짐을 감당할 능력은 고사하고, 늙은 부모의 육아낭에서 기어 나오지도 못하는 유약한 성년이 많은 미래는 모두에게 불행이다. 연금 못지않게 자녀가 자립적인 성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경제 교육을 제대로 시키는 일도 부모의 중요한 노후 준비다."

 

이 책에는 저자가 아이의 중요한 성장 시점마다 이 같은 경제 교육 대원칙을 어떻게 적용해왔는지가 구체적으로 펼쳐진다. 저자는 “너는 돈 걱정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라고 아이에게 말하는 법이 없다. 오히려 돈 이야기를 금기시하지 않고 즐겁게 나눈다. 경제활동은 즐겁고 중요한 일! 바로 이것이 저자가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경제활동의 기본 정서이다.

준이는 ‘열세 살 초딩 주식 투자가’로 유명해졌지만, 우연히 주식 대폭락장에 뒤이은 주식시장의 호황을 만난 덕분에 투자에 성공한 것만은 아니다. 앞서 말한 엄마의 경제 교육 대원칙 아래, 다섯 살 때부터 경제 교육을 받아온 덕분에 이번 호기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준이에게 ‘용돈은 부모에게 공짜로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벌어서 쓰는 것’이어서, 어릴 때부터 준이는 자신의 수입 파이프라인을 늘리기 위한 방법들을 스스로 시도하며 작은 사업들을 펼쳐왔다. 홈 알바와 부모의 일터인 성읍랜드 알바를 비롯해 일곱 살에는 미니카 판매, 열두 살에는 음료 자판기 사업, 열세 살에는 도마뱀 분양 등 작은 규모의 사업들을 직접 다채롭게 시도해왔다.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중심의 기존 수입 파이프라인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게 되자 타개책으로 떠올린 것이 주식 투자와 온라인 쇼핑몰이었고, 현재 열네 살인 준이는 성공적인 어린이 주식 투자가이자 경제 유튜버, 그리고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로 거듭나게 됐다.

대학 입시에 매몰되어 어려운 경제 문제는 척척 풀면서도 우리가 실제로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경제·금융 생활 지식에는 깜깜한 아이들을(심지어 성인들의 경제·금융 문맹률도 별다르지 않다) 보면, 연애를 글로 배우는 것 못지않게 경제를 글로 배우는 것도 그리 효과적인 교육법이 아님은 진작 드러났다. 저자는 아이의 경제 공부는 따로 시간을 내어 교과서나 문제집으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경제적 생존 기술을 터득하도록 자연스럽게 이끌어 진짜 경제 근력을 키우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경제 교육 대원칙이 필요하다.

-이은주, 권준의 '엄마표 돈 공부의 기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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