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가끔은 순간순간의 욕구 앞에서 무력해지는 것도 꽤 괜찮은 삶의 지혜가 아닐까. ‘출근을 해야 해서, 너무 일러서, 너무 늦어서’와 같은 계산 대신 이따금 철모르는 낭만주의자가 되어 보는 것. 간헐적인 즉흥은 삶을 기대하게 한다. 하고 싶은 것들을 상상하고 나열하게 하고, 의외성을 부여해 뻣뻣한 일상을 기름칠한다. 돌이켜보면 적당한 무모함은 아직은 뜨겁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행복해지려는 관성'은 2018년 2월부터 ‘동아일보 2030세상’에 연재해온 칼럼 중 일부를 선별하고 몇 편의 새 원고를 더해 단행본에 맞도록 수정하여 엮은 책이다. 

콘텐츠 마케터이자 작가인 저자는 정제된 매체에 정해진 형식으로 꽤 긴 시간 글을 써오다 보니, 1500자 5~6개 문단으로 사고가 재단되고 글이 패턴화되는 동시에 각각의 글이 독자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어야 하는 칼럼의 특성상, ‘기-승-전-긍정’으로 매듭짓는 습관, 즉 세포 어딘가에 끝내 긍정으로 향하려는 관성 같은 것이 새겨져 버린 것 같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결국 이러한 칼럼 쓰기를 통해 ‘딱 그만큼의 긍정과 딱 그만큼의 용기면 대체로 충분하는 것’을 아로새겼다고 말하며, 이 단순하면서도 진실한 마음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누구나 살아가며 한 번쯤 ‘행복’에 대해 사유한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나는 지금 행복한가, 행복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무수히 많은 질문을 통해 고뇌해도 결국 우리가 깨닫는 건, 행복은 그 무엇으로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현재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와 방향을 찾고 그곳을 향해 나아가는 일일 것이다.

저자는 행복은 성취가 아니라, 그저 꾸준히 발견하고 단련을 통해 유지하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 저자가 행복에 이토록이나 진심이게 된 데에는 가까운 가족의 사고를 경험하게 된 근본적인 계기와 칼럼을 연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를 통해 “오늘 살아있음에 행복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고, 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미룰 이유는 더더욱 없어졌다”고 말하며, 더 쉽게 행복해지고 더 적극적으로 행복하기로 마음먹게 되었다고 한다. 즉, 바로 지금 여기서 행복하기 위해 내일이 아닌 오늘을, 나중이 아닌 지금을 살며 순간순간 마음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책을 덮는 끝에 독자 스스로가 제아무리 벅찬 하루였대도 마지막에 ‘그래도’로 시작하는 문장 하나를 더할 수 있기를, 딱 그만큼의 긍정과 용기를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김지영의 '행복해지려는 관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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