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슛뚜 '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

감각적인 영상과 사진으로 사랑받는 유튜버 슛뚜의 감성 여행 에세이. 여행을 핑계 삼아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떠났던 그가 자기 자신에 대해 알며 조금씩 성장해 가는 4년 동안의 여정을 담았다.

저자가 여행에 빠진 이유는 일상으로부터 탈피하고 싶었기 떄문이다. 어린 나이부터 독립해 일상에 치여 살았던 저자는 어느 날 유럽 여행을 꿈꾸게 된다. 휴학계를 오로지 여행 자금을 모으기 위해 냈으며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한 후 1년 치 월세만큼의 돈만 가지고 영국 런던으로 떠난다. 

저자는 유럽, 일본, 한국 등 21개의 도시를 거닐며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를 53편으로 이뤄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런던, 로마, 파리, 시체스, 발리, 레이캬비크, 그리고 제주. 찬란하고 아름다운 순간을 나누고자 저자는 그가 여행 중 포착한 이국의 풍경에 잔잔한 글을 곁들였다. 첫 여행지였던 영국 런던에서부터 마지막 여행지였던 제주까지 시간 순으로 나열된 이야기는 그가 남긴 발자국이나 다름없다. 

'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는 제목에 충실한 책이다. 유명하고 화려한 관광명소를 소개하는 서적이 아니라는 소리다. 도심 속 잔디에 누워 마음 맞는 이와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센 강 근처에서 술을 마시고 춤추는 사람들, 매일 거닐었던 바닷가의 풍경, 에어컨 아래에서 낮잠만 자도 좋았던 근사한 호텔의 정경, 한적한 시골 마을의 바…… 저자가 직접 필름 속에 담아낸 사진과 겉치레 없이 담담한 글을 본다면 그가 왜 그토록 사랑받는지 알 수 있다. 

저자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결국 행복의 열쇠가 될 수 있음을 넌저시 일러 주며 읽는 이에게 휴식 같은 순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오늘도 일상을 벗어나고 싶지만 떠날 수 없는 이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줄 책이다. 

 

 

 2. 곽민지 '걸어서 환장 속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만 제외한다면 요즘 시대에 해외 자유여행을 떠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가고 싶은 장소를 정해 티켓과 숙소를 예약하고 짐을 챙겨 떠나면  끝… 이지만, 그것이 마냥 쉽지 않은 이들도 분명 있다.

인터넷과 전자기기에 익숙한 세대에게 여행 준비는 별 대수가 아니지만 나이 든 어른 중에는 항공편을 알아보는 일 자체가 어려울 사람이 많다. 가이드 뒤만 따라다니는 패키지여행 말고 마음껏 머물고 즐기다 떠나는 그런 여행을 원하는 부모님을 위해 총대를 맨 딸이 여기에 있다. 

저자는 환갑과 은퇴를 동시에 맞은 아버지와 그동안 고생이 많았던 어머니를 위해 스페인 패키지여행을 준비했다. 이용약관을 포함한 팸플랫과 초대장까지 만들어 드렸더니, 웬걸. 여행 초대장을 받은 어머니는 딸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런 거 말고 엄마 아빠는 자유여행 하고 싶어. 너하고, 스페인에 가서, 너처럼.”

'지금이 아니면 평생 해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어머니의 말에 마침 특별한 스케줄이 없는 프리랜서였던 저자는 공들여 가계부와 일정표를 짜 가며 여행을 준비한다. 저자에게 틈만 나면 왔던 스페인은 익숙한 나라였지만 부모님과 떠난 스페인 여행은 또 달랐다. 처음에는 허겁지겁 가이드북이나 포털 검색의 힘을 빌려 어설픈 안내를 했던 저자는 점차 가이드의 면모를 갖춰가기 시작한다. 

친구나 연인, 혼자 하는 여행도 좋지만 가족과 함께 하는 자유여행은 신선한 경험이 되기 충분할 것이다. 낯선 곳과 새로운 환경 속에서 잘 안다고 생각했던 상대의 얼굴을 발견할 수 있기에. 가족끼리의 여행담에 흥미가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환장스러우나 환상적인 이야기일 것이다. 

 

 

3. 주오일여행자 '부칠 짐은 없습니다'

의지대로 살아보고 싶어 직장을 그만두고 긴 여행을 떠난 저자. 그러나 여행 중의 일상은 여행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재취업 걱정만 쌓여 가던 어느 날 저자는 우연히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깨닫게 된다.

'부칠 짐은 없습니다'는 매일 같은 옷을 입고 7개월 동안 대륙과 계절을 횡단한 두 여행자의 이야기다. 동시에 같은 옷을 7개월 동안 입고 스무 가지 물건만을 가진 채 여행하는 일이 과연 인생을 바꿀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기도 하다. 

진정한 여행은 커다란 배낭을 메고 떠나는 것이라 믿었던 저자는 프라하에서 그 생각을 바꾸게 된다. 거대한 배낭에서 온갖 물건을 쏟아내는 여행자들을 보니 달라져야 하는 것은 여행지가 아닌 여행의 방식이라는 깨달음이 온 것이다. 불필요한 짐을 정리하고 자유로워지기 위해 떠나온 여행이었지만 저자의 배낭은 잡동사니로 가득했다. 그리하여 그는 '오늘 하루'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을 챙겨 미니멀 여행을 떠난다. 

짐을 줄이고 난 후 저자에게는 새로운 일상을 찾을 만큼의 여유가 생겼다. 물건을 소유하거나 소비하는 방식도 변했다. 필요한 물건을 빌려 사용했으므로 필요한 모든 것을 소유할 필요가 없었으며 같은 옷을 입고 다니니 타인의 시선도 신경쓰지 않게 됐다. 

가질 수 없는 것 때문에 소중한 지금을 낭비하지 않고 미래의 불행보다는 오늘의 여행에 집중할 수 있게 된 저자는 여전히 가벼운 여행을 통해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 개의 가방으로 떠날 준비는 1분 만에. 저자의 미니멀 여행은 현재진행형이다. 

 

 

4. 이원지 '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

유튜브 채널 '원지의 하루'를 운영하는 여행유튜버 원지의 피땀눈물 서린 이야기. 20대·30대를 지나는 누구나가 한 번쯤은 하는 청춘의 고민을 생생한 여행기와 함께 담았다. 아름답지는 않지만 친근하고 솔직하고 재미있다.

여자 혼자서는 위험하다는 말에 겁을 먹고도 꿈꿔 왔던 대초원을 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배낭을 짊어지고 떠났던 아프리카 여행부터 야근과 박봉이 필수였던 직장인 시절, 회사를 박차고 나와 열정으로 덤벼들었던 스타트업 창업, 서른이라는 나이에 미국으로 훌쩍 인턴을 떠나버린 일까지. '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 파란만장한 에피소드로 가득한 책이다. 

저자는 아프리카 봉사 현장에서 꾀죄죄하게 나무를 심고, 허름한 시멘트벽뿐인 열악한 환경에서 샤워를 하고, 가끔씩 불량품을 파는 상인과 대치하거나 일부러 빙빙 도는 택시기사와 기싸움을 하기도 한다. 예쁘고 감성적인 여행과는 다소 거리가 멀지만, 그럼에도 그는 주눅들지 않고 뚜벅뚜벅 자신만의 길을 걷는다.

PART 1은 짠내 나는 생활기, PART 2는 90일간의 아프리카 여행기, PART 3은 여행 그 이후, PART 4는 미국에서의 새로운 일상, PART 5는 여행 유튜버로 살아가는 현재의 이야기가 담겼다. 생생한 일화들은 물론 아프리카 여행 일정과 필수품, 여행 유튜버  Q&A, 유튜브 추천 영상 등 꿀팁이 담긴 부록도 실려 있다. 현실적이고도 다이나믹한 여행담을 보고 싶은 이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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