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문고 문닫는다' 안내문
'불광문고 문닫는다' 안내문

오프라인 지역 서점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25년의 역사를 가진 서울 은평구 지역 서점 '불광문고'마저 내달 5일 부로 문을 닫는다.

불광문고는 지난 17일 SNS를 통해 "25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왔던 불광물고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안간힘을 쓰며 버텨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이와함께 "25년 동안 불광문고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내달 부로 영업을 종료한다는 사진을 게재했다. 지난 1996년부터 올해까지 25년의 세월을 지역과 동거동락한 지역 서점이 설 자리를 잃고 문을 닫게 된 거다. 

불광문고의 몰락은 여타 다른 지역 서점들의 폐업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도서정가제와 온라인 및 대형 서점의 개입 등으로 이미 지역 서점은 독서 시장에서 영향력을 잃어버린지 오래다. 25년의 역사를 지닌 불광문고가 결국 버티고 버티다가 맥없이 무너진 이유도 이와 같다.

불광문고는 "책을 판매해 얻는 수익률로는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하기 버거운 날들이 오래 지속됐다"며 "도서유통시장은 온라인 서점으로 넘어간 지 오래됐다. 오프라인 지역 서점은 온라인 서점에 비해 비싸게 책을 공급받는 기형적인 도서 유통 구조가 계속됐으나 오히려 '책을 비싸게 파는 도둑놈' 소리를 일상적으로 들어야했고 임대료 또한 감당키 어려운 수준으로 올라갔다"고 덧붙였다. 특히 대형 서점의 확장은 불광문고 등 지역 서점의 몰락으로 이어졌고 아울러 형식적인 도서정가제로는 기울어진 도서유통구조를 바로 잡을 수 없었다는 게 불광문고의 설명이다. 불광문고는 마지막으로 "지역 오프라인 서점을 둘러싼 모든 환경이 서점이 서점으로 존재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광문고는 지역 서점들이 연이어 영업을 끝내는 상황 속에서도 꿋꿋히 자리를 지켜왔다. IMF를 견더낸 불광문고는 2000년대 초반에 마포구 망원동에 분점인 '한강문고'를 내는 등 활기를 띠기도 했다. 그러나 도서정가제와 온라인 서점의 영역 확대, 대형 서점의 입점 등으로 사정이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지난 2018년 리모델링까지 감행했으나 운영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고 분점 한강문고도 지난해 문을 닫았다.

불광문고는 "지난 25년 동안 독자 여러분에게 언제든 찾아오면 원하는 책을 볼 수 있는 곳, 진열된 책들을 둘러보며 마음에 드는 책을 펼치는 설렘이 있던 공감이고자 노력했다"며 "그동안 불광문고를 아껴주셔서 고마웠다"며 감사를 전했다.

한편 불광문고는 폐점까지 남은 도서와 문구를 10~50% 할인해서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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