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지은, 이파라파 냐무냐무

마시멜로가 사는 평화로운 숲속에 거대하고 시커먼 털복숭이가 등장한다. 털복숭이는 천둥같은 목소리로‘이파라파 냐무냐무’를 외친다.

“냐무냐무? 냠냠? 우리는 냠냠 먹겠다는 말이야?”

겁에 질린 마시멜로들은 털복숭이를 내쫓고 마을의 평온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모두 같은 방식으로 보고 있을 때, 다른 생각으로 털복숭이에게 접근하는 한 마시멜로. 결국 이파라파 냐무냐무 뜻의 오해를 풀어낸다.

‘이파라파 냐무냐무’는 이지은 작가 특유의 따뜻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 연출과 귀여운 반전 스토리까지 엿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

2. 이지은, 팥빙수의 전설

‘팥빙수의 전설’은 무더운 여름.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힐링 음식인 팥빙수가 만들어진 배경에 대한 엉뚱한 상상력을 담은 그림책이다.

깊은 산속에 사는 할머니는 시장에 내다 팔기 위한 과일과 단팥죽을 싸들고 길을 나선다. 가는 도중 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커다랗고 새하얀 눈호랑이가 길을 막아선다.

“맛있는 거 주면 안 잡아먹지!”

할머니는 정성스레 키운 과일을 하나씩 내놓고 눈호랑이는 맛있게 먹으며 춤을 춘다. 과연 할머니는 위기를 극복하고 무사히 시장에 도착할 수 있을까?

작가만의 포근한 그림체와 독특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팥빙수의 전설’을 읽고 찌는 듯한 여름날의 더위를 시원하게 날릴 수 있길 바란다.

3. 앤서니 브라운, 돼지책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은 여성의 독박 가사노동에 대한 비판을 재치있게 잘 풀어내었다. 표지엔 해맑게 웃고 있는 남편과 아이들을 무표정으로 업고 있는 엄마를 그려내고 있는데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한 층 더 부각시킨다. 엄마는 남편과 아이들의 밥을 차려주고 혼자 집안일을 한다. 결국 엄마는 집을 나가버리고, 남은 아빠와 아이들은 돼지로 변한다. 모든 것이 서툴러 집안일을 할수록 집은 더 돼지우리처럼 되어가고 엄마의 부재는 그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책을 한 장씩 넘기면서 앤서니 브라운 작가의 재치 있는 이야기 전개, 엄마의 소중함에 대한 깨달음 전후의 엄마를 표현하는 분위기의 차이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4. 앤서니 브라운, 어니스트의 멋진 하루

아기 코끼리 어니스트는 화려하고 울창한 정글이 궁금하다. 그런 어니스트에게 엄마 코끼리는 어린 코끼리는 갈 곳이 아니라고 타이른다.

“그래도 멋진걸. 아무튼 난 꼬맹이가 아니라고.”

어니스트는 가족들 몰래 정글로 들어간다. 어니스트에게 알록달록한 색깔, 눈부신 빛, 이상한 검은 그림자들로 가득한 정글의 모습은 새롭고 신기하지만 한편으론 으스스하다. 결국 길을 읽게 되고 다른 동물들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다들 외면한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정글의 모습은 냉담한 태도의 동물들에 의해 가려진다. 결국 아주 작은 쥐가 어니스트를 도와주고 다시 아름다운 정글의 모습이 돌아온다. 쥐가 건넨 작은 도움이 어니스트를 살린 셈이다.

‘어니스트의 멋진 하루’에서 앤서니 브라운은 도와줄 사람이 없는 무관심 속의 외로운 처지라고 느껴져도, 결국엔 멋진 날을 맞을 거라는 우정과 연대의 희망을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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