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밝은밤', '시선으로부터', '달러구트 꿈백화점' 표지
왼쪽부터 '밝은밤', '시선으로부터', '달러구트 꿈백화점' 표지

 

한국 여성 작가들이 출판시장의 여름 휴가철 서점가를 휩쓸고 있다. 한국 여성 작가들이 출판하는 서적들이 인기몰이를 하면서다.

온라인 서점 알라딘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전체 베스트셀러 2~6위는 모두 한국 여성 작가들의 장편소설이 차지했다. 지난달 27일 출간된 이미예의 장편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2’(팩토리나인)와 지난해 7월 출간된 전작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각각 2, 6위를 차지했다. 이달 18일 출간될 김초엽의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자이언트북스)은 예약판매만으로 4위에 올랐다. 지난달 27일 나온 최은영의 장편소설 ‘밝은 밤’(문학동네)과 6월 출간된 정유정의 장편소설 ‘완전한 행복’(은행나무)도 각각 3, 5위를 차지했다. 한국 여성 작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교보문고에선 4권(달러구트 꿈 백화점2, 완전한 행복, 달러구트 꿈 백화점, 밝은 밤), 예스24에선 3권(달러구트 꿈 백화점2, 달러구트 꿈 백화점, 완전한 행복)의 한국 여성 작가 장편소설이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포함됐다.

직장인의 휴가와 학생들의 방학이 몰려 있는 7, 8월은 서점가의 대목으로 꼽힌다. 보통 해외여행에 들고 갈법한 여행서나 에세이가 많이 팔린다. 오랜 기간 휴가지에서 머물면 읽을만한 두툼한 평전이나 경영서도 인기다. 한국 소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지난해 알라딘에서 같은 기간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든 한국 소설은 정세랑의 장편소설 ‘시선으로부터,’(문학동네)가 9위로 유일했다. 2019년엔 박상영의 연작소설집 ‘대도시의 사랑법’(창비)이 4위, 조정래의 장편소설 ‘천년의 질문1’(해냄)이 10위였다. 두 작가 모두 남성이다. 예년과는 올해 여름 휴가철에는 달리 여성 작가들의 서적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의미다.
출판계에서는 한국 여성 작가에 대한 20, 30대 여성의 지지가 이런 현상을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알라딘에서 책을 구매한 이들을 분석한 결과, 전체 구매자 중 20, 30대 여성이 ‘지구 끝의 온실’은 64.5%, ‘밝은 밤’은 55.4%에 달했기 때문이다.

장르문학의 강세는 특히 두드러진다. 과거에는 신춘문예나 문예지를 통해 등단하거나 문학평론가들이 추천하는 순문학 작품이 베스트셀러가 됐지만 이제는 독자들이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원한다는 것이다. 향후 활약 또한 기대되는 부분이다.

이미예는 판타지, 김초엽은 공상과학(SF), 정유정은 스릴러 작품을 쓴다. 김현정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 베스트셀러 담당은 “문장 표현에 방점을 둔 순문학보단 이야기의 힘이 강하고 읽으면 영상이나 그림처럼 장면이 그려지는 장르문학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장르 문학을 원하는 독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를 쓰는 한국 여성 작가의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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