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를 잘못 표기한 사이트
김치를 잘못 표기한 사이트

 

정부의 ‘김치’ 중국어 표기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자 명칭을 둘러싼 논란인데, 이번 정부 조치를 철회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우리 고유 음식인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신기(辛奇·중국어 발음은 신치)'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상품에 중국 문자(한자) 명칭을 표기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김치를 중국 시장에 내놓기 위해서는 한자 명칭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보인다.
논란의 시발점은 시장 논리에 따라 김치를 신기로 표기한다는 점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신기(辛奇·중국어 발음은 신치)'로 바꾼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발표를 철회해 주세요’라는 청원글을 게재한 김병기 씨는 “김치 대신 신치를 사용하면 수 백 년 동안 사용해온 우리의 자랑스러운 고유명사인 김치의 의미가 퇴색하고 국내외적으로 김치에 대한 이미지가 큰 손상을 입는다. 김치는 많은 외국 특히 중국 사람들도 거의 다 아는 명사”라며 “이런 상황에서 김치를 대신할 말로 '신치'를 제정한 것은 자칫 한국이 '김치'라는 말을 포기하고 '신치'라는 신조어를 사용하기로 했다는 오해를 낳을 수 있으며 심지어는 김치와 비슷한 신상품 '신치'를 개발한 것으로 잘못 이해할 수도 있다. 김치라는 고유명사로 세계에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을 갑자기 이름을 바꿔서 신치라고 명명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알려져있는 ‘김치’라는 용어를 사용해야한다는 목소리다.

김 씨는 “어느 사회, 어느 국가라도 자신들에게 없는 문화를 이해하기 쉽도록 명명하기 위해 자신의 문화와 가장 근접한 용어를 택한다. 그래서 중국인들도 한국의 김치와 가장 근접한 문화라고 여기는 그들의 ‘파오차이’를 택해 김치를 번역하고 대신 한국의 김치가 자신들의 파오차이와 다른 점을 분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한궈(한국)’라는 접두어를 붙여서 지금까지 줄곧 ‘한궈 파오차이(韓國泡菜)’라고 불러왔다”며 “따라서 지금으로써는 ‘한궈 파오차이(韓國泡菜)’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괄호 안에 [Kimchi]라는 영어 발음표기를 병기해주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 ‘韓國泡菜[Kimchi]’는 이미 중국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말이며 이 말만으로도 중국의 파오차이와 한국의 김치는 자연스럽게 차별화가 된다. 굳이 생뚱맞게 다시 '신치'라는 말을 지어내야 할 이유가 없다”고 게재했다. 전 세계적인 사례에 비춰 김치 표기가 맞다는 당위성이다.

향후 김치 표기 이후의 부작용도 우려하고 있다.

그는 “김치에 새 이름 '신치'를 붙이며 중국 외의 다른 외국에도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미 김치로 알고 있는 외국인들을 혼란에 빠뜨릴 우려가 있고 김치를 홍보하는 데에 사용하는 용어의 일관성 결여로 홍보효과도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문화체육관광부로 하여금 당장 ‘신치(辛奇)’라는 표기를 철회하도록 조치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