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결혼하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사실 막막하고 갑갑하다. 1~2억 원을 모은 사람들이 꽤 있는데 그 돈으로 비빌 곳이 없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길이 없을까? (…) 10억 원, 20억 원 하는 강남 집값 아무리 쳐다봐야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회사까지 1시간 이내, 가능한 한 지하철역 가까운 곳, 이왕이면 신축, 다른 집들이랑 모여 있는 곳. 그런 곳에 입주했으면 열심히 벌어서 빚을 줄인다. 그리고 다음 스텝은 또 현실적 범위 내에서 모색하면 된다. 이미 집을 가진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서 집값을 번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다들 똑같이 그 길을 지나왔다."

 

2017년 6월 19일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 나온 이래 현재까지 4년간 총 26번의 대책이 집중 투하됐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 성적은 모든 국민이 체감하고 있다시피 그리 좋지 않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5월 6억 600만 원이던 서울 시내 아파트 중위 가격은 이제 10억 원 수준에 도달했고, 당시 10억 원 초중반대를 형성했던 강남 아파트 가격은 이제 30억 원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 

이는 단지 서울 시내에만 국한되지 않아 경기도 신도시 아파트의 가격도 4년 전 대비 두 배 이상으로 오른 경우가 속출했고, 그나마 매매 가격 상승 대비 더딘 흐름을 보여 오던 전세 가격마저 작년 이후 단기간에 급하게 올라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집값을 잡겠다고 한 지 벌써 4년.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기에 무주택자도, 1주택자도, 다주택자도 모두 분노하게 된 걸까? 그리고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모두가 기분 나쁜 부동산의 시대'는 지난 4년간의 부동산 정책 전개 과정을 세밀하게 기록한 책이다. 이를 통해 과거의 정책이 어떤 측면에서 잘못된 판단이었으며 어떤 부작용들을 낳았는지 돌아보고 앞으로 다시는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쓰였다.

또 단순히 정책의 내용만 나열하듯 적지 않고 지난 4년간 시장의 참여자이자 목격자로서 시기별로 있었던 생생한 이야기들을 기록하고자 했다. 그뿐 아니라 사람마다 정책의 뜻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입장 차이를 보였는지 조망함으로써, 부동산 문제가 단순히 이상적 목표나 당위만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을 짚어내려 했다.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좀 더 바람직한 부동산 해법을 찾기 위한 단서들도 남기고 싶었다.

이 책은 정치적 치우침 없이 평범한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본 기록으로, 보통의 사람들이 부동산 문제의 현실을 파악하고 해석하는 데에 도움을 주기 위해 쓰였다. 또 지난 시간을 반면교사로 삼아 개인의 관점에서 정책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해야 할지에 초점을 두고자 했다. 이를 통해 ‘벼락 거지’라는 황당한 신조어가 난무하는 세태 속에서 혼자 소외되지 않고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김민규의 '모두가 기분 나쁜 부동산의 시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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