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무더위가 이어진 가운데 31일 충남 부여군 한 서점에서 한 여성이 책을 고르며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다.  이선규 기자 yongdsc@newsnbook.com
 무더위가 이어진 가운데 9일 충남 부여군 한 서점에서 한 여성이 책을 고르고 있다. 전우용 기자

올해 상반기 판타지 소설과 함께 서점가 판매량을 주도하며 승승장구하던 정치 관련 서적들이 하반기 들어서며 그 열기가 급격히 사그러들고 있는 모습이다.

20대 대통령 선거가 서서히 임박해 오고 있지만, 오히려 서점가를 점령했던 대선 후보들의 책들은 그 힘을 잃고 있는 것.

특히, 올 상반기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여론조사 지지도가 높은 후보군을 중심으로 책이 발간된 것에 비해 하반기에는 대선 후보에 이름을 올린 잠룡들의 책들이 쏟아지며 정치 관련 서적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책 판매량은 상반기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문재인의 운명’이나 ‘안철수의 생각’ 등 대선 후보의 책들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며 한동안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했던 지난 18대 대선과도 사뭇 다른 모습이다.

현재 서점가에는 이재명, 윤석열, 홍준표, 이낙연, 추미애, 안철수 등 상반기 유력하게 거론됐던 대선 후보들 뿐 아니라 박용진, 유승민, 정세균, 최재형, 황교안 등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대부분 후보들의 책들이 서점가에 나오긴 했지만 국민들의 호감도를 얻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출판계에서는 이번 대선의 경우 역대 대선 관련 책들과 비교해 파급력 있는 책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는 또, 대선 관련 책 판매량과도 직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문고 등 서점가는 “대선 후보 관련 도서들이 전반적으로 판매량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대선 관련 후보들의 순위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판매량이 저조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든북 이영옥 대표는 “서점에 가보면 후보가 직접 쓴 책이나 후보의 지인들이 바라본 후보에 대해 쓴 책들이 많이 있지만 해당 후보의 가치관이나 정책 등을 엿볼수 있는 책들은 없는 것 같다”며 “후보들이 많아지면서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각 후보들이 어떤 말을 하고 싶어 책을 쓴 것인지 파악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김정아 시인은 “소위 정치 관련 서적은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대선을 앞두고 출간되고 있는 책들은 솔직히 소장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며 “각 후보들의 책들이 급조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아쉽지만 각 후보들의 정치 철학이나 시대정신을 찾아볼 수 없는 점은 더 큰 아쉬움”이라고 전했다. 

한편, 교보문고가 대선 후보 11명과 관련된 올해 상반기(2021년 1월 1일~7월 5일) 책 판매 순위를 집계한 결과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추미애 후보의 책 ‘추미애의 깃발’이 1위, 같은 당 이낙연 후보의 ‘이낙연의 약속’이 2위를 기록했으며, 3~5위는 야권 유력 대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책 ‘구수한 윤석열’, ‘윤석열의 진심’,  ‘윤석열의 운명’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초일류 정상국가(황교안)’, ‘수상록(정세균)’, ‘이재명, 한다면 한다’, ‘별의 순간은 오는가(윤석열 평전)’, ‘박용진의 정치혁명’ 등이 뒤를 이었지만, 그 차이는 근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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