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선댄스 영화제 4관왕에 빛나는 영화 <코다>는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를 리메이크 한 작품으로,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모두 한권의 소설에 뿌리로 두고 있다는 것이다. 작품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한 베로니크 풀랭은 2014년 8월, 코다로서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 자전적 소설 ‘수화, 소리, 사랑해!’를 펴내면서 작가로 데뷔했다.

시나리오 작가 겸 영화감독 최종현
시나리오 작가 겸 영화감독 최종현

이 소설은 작가의 처녀작임에도 프랑스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으며,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대만 등에서도 출간되었다. 코다(CODA)는 ‘Children of Deaf Adult’ 의

줄임말로, 농인 부모를 둔 청인 자녀를 뜻한다. 저자는 책 속에서 농인 부모에 대한 미움, 창피함, 짜증, 죄책감, 후회 그리고 존경과 사랑까지 오랜 시간 마음속에 뒤엉켜 들러붙어 있던 그 모든 감정들의 민낯을 솔직하고 간결하게, 담담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들려준다.

‘기적의 손짓으로 진실한 사랑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가족의 유쾌한 뮤직 드라마’

영화 <코다>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부모와 오빠를 도우면서 살아가는 여고생 루비가

어느 여름날, 짝사랑하던 남학생이 합창단 오디션에 지원하는 걸 보고 얼떨결에 지원을 하면서 자신의 숨겨진 재능과 꿈을 찾아가는 뮤직 성장 가족드라마다.

프랑스 박스오피스 5주 연속 1위와 더불어 총 700백만 관객 동원으로 프랑스인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은 작품을 리메이크한 <코다>는 원작영화와 크게 다른 설정 하나가 색다르다. 원작에서 주인공 가족이 프랑스 북부 농장 마을을 배경으로 낙농업에 종사한 것과는 달리, ‘션 헤이더’ 감독은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메사추세츠주의 글로서트 해안가 마을을 배경으로 끈끈한 유대감을 가진 어부 가족으로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이 선택의 판단은 물론 관객의 몫이겠지만 일단 신체적 장애와 거친 환경에 굴하지 않고 극복하는 뱃사람들의 모습을 푸르른 바다와 대비시킨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 영화를 연출한 ‘션 헤이더’ 감독은 원작영화의 줄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입혀 아름다운 힘과 감동을 전한다. 더불어 <라라랜드>, <물랑루즈>,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영국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악상 2관왕을 수상한 음악감독 ‘마리우스 드 브리스’가 탄생시킨 음악들은 이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결정적 요소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 영화에서 루비의 엄마 재키, 루비의 아빠 프랭크, 루비의 오빠 레오는 모두 농인이지만 힘든 상황에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한다.

코로나로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는 어려운 환경의 모든 가족들에게 이 영화가 가진 에너지는 분명 좋은 치료제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PS. 한국영화 <나는 보리>도 이 작품과 더불어 관람하시길 추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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