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미애 '달러구트 꿈 백화점2'

좋은꿈을 꾸고 나면 너무 기분이 좋아 잠에서 깨는게 아쉬웠던 시절이 있었다. 꿈꾸는 것이 각자 개인이 아니라 그 꿈을 관리하는 사무소가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하는 발상이 실현된 책이 있다. 바로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다. 100만 독자를 사로잡은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두 번째 이야기다.

 이책의 주인공인 페니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근무한지 1년이 됐다. 그녀는 재고가 부족한 꿈을 관리하고, 꿈값 창고에서 감정으로 가득 찬 병을 옮기고, 프런트의 수많은 눈꺼풀 저울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런 일에 연차가 쌓인 페니는 자신감이 가득차다. 

특히 그녀는  꿈 산업 종사자로 인정을 받아야만 드나들 수 있는 ‘컴퍼니 구역’에 들어갈 수 있자 기쁜 마음을 숨길 수 없다.

하지만 그곳에서 페니를 기다리고 있는 건, 꿈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 사람들로 가득한 ‘민원관리국’이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달러구트는 아주 심각한 민원 하나를 통째로 페니에게 맡긴다.

그녀에게 792번 단골손님은 “왜 저에게서 꿈까지 뺏어가려고 하시나요?”라는 알쏭달쏭한 민원을 남기고 발길을 끊어버린다. 

이책을 통해 그녀가 단골손님을 찾을 수 있을 지 알아보자.

 


2. 최은영 '밝은 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와 서정적이며 사려 깊은 문장, 그리고 그 안에 자리한 뜨거운 문제의식으로 등단 이후 줄곧 폭넓은 독자의 지지와 문학적 조명을 두루 받고 있는 작가 최은영의 소설책이다.

작가가 지난 2020년 봄부터 겨울까지 꼬박 일 년 동안 계간 '문학동네'에 연재이후 공들여 다듬은 끝에 선보이는 첫 장편소설이다. '쇼코의 미소',  '한지와 영주', '모래로 지은 집' 등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편소설에서  장편소설의 강점을 보인 작가다운 모습이 여실히 들어난다.

밝은 밤은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왔던 ‘증조모-할머니-엄마-나’로 이어지는 4대의 삶을 비추며 자연스럽게 백 년의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증조모에게서 시작되어 나에게로 연결되는 것과 그 반대로 향하며 쓰여진 이야기가 서로를 넘나들며 서서히 그 간격을 메워간다. 이를 통해 우리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이야기가 전해진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또 이 과정은 서로를 살리고 살아내게 하는 연쇄되는 과정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 자체의 이야기가 가지는 본연의 힘 이라는것을 느껴지게 만든다.

이책을 통해 어린시절 모든사람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졌던 어린아이의 마음 속 근본적인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3. 정유정 ‘완전한 행복’

완전한 행복은 달리는 차조차 보이지 않는 적막한 시골집에서 오리를 잡아먹기 위한 오리먹이를 요리하는 여성의 뒷모습을 비추면서 시작된다.

그녀, 딸, 집을 방문한 남자의 얼굴을 비추며 각각 개인이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그들이 추구하는 서로 다른 행복은 조금씩 갈등을 가져온다. 특히 그 속에서 들려오는 괴기한 오리 소리가 점차적으로 다가와 공포를 준다.

이 책은 ‘인간은 모두 행복하길 원한다’가 주제이지만 자신과 타인의 행복이 부딪치면서 나타나는 소리에 대해 집중한다.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은 감정은 무해하고 무결한 감정이다. 하지만 그를 위해 모든 것들을 가차 없이 제거하는 것이 과연 옳은 방식인가? 라는 질문으로 우리모두에게 생각하게 만든다.

오로지 나의 행복을 위해 다른 사람의 행복을 묵살한다는 것은 옳은 행위라는 것에 대해 독자들에게 "행복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저자가 써왔던 여러 책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감 없이 느낄 수 있으며 인간의 존재에 대해 고심하게 만든다.

 

 

4.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시간의 각인'

타르콥스키의 주요 저작이자 세계 영화사의 대표적인 책이다.  러시아 영화뿐 아니라 영화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열의있게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봤을 것이다.

이 책에는 타르콥스키 자신의 영화에 대한 철학뿐 아니라 이반의 어린 시절부터 희생까지 그가 제작한 여러가지 영화의 제작 비화, 출연 배우와 촬영감독 등 촬영장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들어가 있다.

타르콥스키는 예술가로서  나, 타인, 세상 모두에게 책임의식을 강하게 피력한다. 물론 이 책임감은 대단한 의지, 용기, 사랑, 헌신, 희생이 기본적으로 돼야만 가능하다.

그는 예술가가 자신의 재능으로 민중에 기여하고 봉사해야 함과 동시에  자신이 사는 시대와 세계를 충분히 인식하면서, 현실과의 관계를 이해하거나 표현할 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대변자가 되어야 할 것을 강조한다.

또한 타르콥스키의 영화 미학과 시학과 더불어 문학에서 영화까지 도도히 흐르는 러시아 문화의 지적 전통을 파악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5. 박혜미 '빛이 사라지기 전에'

어른들의 동화책을 써내려가는 작가가 있다. 바로 박혜미 작가다.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풍경과 더불어 세밀하게 그려내는 그녀답게  한여름의 파랑을 담았다. 

노란 보드를 안고 생명줄을 발목에 건 채 윤슬의 바다로 나아가는 서퍼는 무언가를 기다리고 일어서고 미끄러지며 끊임없이 제자리로 돌아온다.

일련의 과정을 반복하던 어느 순간 파도에 올라타 한 줌 물결을 쥐고 버리며 빛 사이사이를 통과한다. 가슴 깊이 들어차는 자유로움과 환희, 역동이 가득한 바다 위에서 우리도 서퍼가 되고 파랑이 되고 빛이 된다.

이책에서는  빛이 반짝이는 푸른 바다가 우리 마음속으로 뛰어들어온다. 겹겹이, 층층이 다르게 채색된 물감의 파랑이 알 수 없는 희열감을 선사하며 화면에서 점점 커져가는 하얀 포말은 감정을 고조시킨다. 

바다에 가서 파도타기를 했던 그때 클라이맥스는 언제였을까. 큰 파도에 올라탄 바로 그때였나 하는 추억에 잠기게 만든다.

이 책에서는 한 줌 물결을 줬을때, 바다에 부서진 빛들 사이로 미끄러졌을때, 어깨를 나란히 한 이들이 파랑 속에 점점이 다가올 때 등의 여러 장면들을 통해 바다처럼 내내 넘실대던 감정이 한 줄기 빛처럼 나의 마음 속 깊이 다가온다.

저작권자 © 뉴스앤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