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전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학교 수업 방식이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학부모들은 코로나19 확진자 확산으로 인한 불가피한 조치임에도 학력 저하나 돌봄 공백에 대한 걱정에 깊은 한숨을 내뱉는다.

대전시교육청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따라 27일부터 내달 8일까지 전면 원격수업 전환을 결정했다. 이와 함께 여름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학원 등에 집중될 것을 대비, 대전시와 합동으로 관내 보습학원, 교습소 2670곳을 점검할 계획이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세 번째 학기를 마치는 시점인 만큼 교직원, 학생들은 대체로 원격수업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학부모들은 학습결손, 돌봄 공백 등에 대한 우려로 인해 볼멘소리를 낸다. 중학생 학부모 한 모(48·대전 대덕구) 씨는 “학교에서는 체계적인 지도 아래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지만, 아무래도 비대면 환경에서는 아이가 해이해지고 원격수업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도 “지난해 학교와 학원 모두 원격수업을 진행한 탓에 초등학교 6학년 자녀가 컴퓨터 게임과 유튜브에 푹 빠져 공부 습관이 망가지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학기 전면 등교수업이 실시된다고 해도 모두가 달갑지만은 않게 됐다. 학습 격차가 너무 벌어져 공부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한 교육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학생 간 학력 격차가 심해진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보다 체계적인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가정과 맞벌이 부부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당장 아이를 맡길 곳도 찾기 힘들뿐더러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고립되진 않을까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초등학교 2학년과 7살 자녀를 둔 김 모(32·대전 동구) 씨는 “아무래도 맞벌이다 보니까 아이들이 학교에 안 가면 맡길 데가 없다”며 “어쩔 수 없이 학원에 등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학부모들에겐 긴급돌봄 신청이란 방법이 있지만 그마저도 마음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돌봄 운영 시간, 기간 등을 원하는 대로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유치원은 방과 후 교육과정, 초등학교는 긴급 돌봄에 준하는 돌봄교실 운영을 통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지만, 학교별로 공간과 인력 부족 문제로 신청 자격에 제한을 두는 경우도 있어 사각지대 발생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단순히 학교 문을 열기보단 지금 상황에 부합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 관계자는 "최근 초등 저학년 학생들의 긴급돌봄 참여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단시간 근무자를 구하지 못한 교사들이 긴급돌봄을 맡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안전한 수업 환경 조성에 교육 당국이 힘써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거리두기 단계와 상관없이 학교의 문이 열려야 한다고 내다봤다. 한 대학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를 늘려가고 있지만, 학생 확진자는 되레 늘어났다. 학생들의 주요 감염원은 학교가 아니라는 뜻이다”라며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시교육청이 이 갈등을 잘 해결해나가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라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