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를 웃도는 초여름더위가 이어진 가운데 휴일인 13일 대전 서구 한 서점에서 시민들이 책을 고르고 있다. 전우용 기자
35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이어진 가운데 대전 서구 한 서점에서 시민들이 책을 고르고 있다. 전우용 기자

무더위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역대급 장마로 최악의 물난리를 겪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푹푹 찌는 무더위에 온 세상이 녹아내리는 것 같다. 
이렇게 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것이 있다. 바로 ‘공포물’이다. 이미 영화계는 여름맞이 공포물들이 무더위에 지친 관객들에게 서늘함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소리 내면 죽는다’라는 독특하고 기발한 설정으로 주목받은 ‘콰이어트 플레이스’가 3년 만에 속편을 내놓으며 전편보다 더 강력하고 짜릿한 무서움을 선사하고 있으며, 어느새 여섯 번째 이야기로 찾아온 여고괴담 시리즈가 오싹한 긴장감을 전해주고 있다.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모교’는 지난 1998년에 첫 선을 보인 이후 한국 공포영화 장르에 한 획을 그으며, 잊을만하면 한 번씩 한국 공포영화 시리즈물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또, 영화 ‘곡성’으로 숨 막히는 긴장감을 보여줬던 나홍진 감독이 기획하고, 태국 호러 영화 ‘셔터’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한 ‘랑종’이 올 여름 무더위 속 서늘한 공포를 선사한다. ‘랑종’은 태국 샤머니즘이라는 낯설고도 흥미로운 소재로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최초로 공개되며,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공포’는 영화계뿐 아니라 문학계에서도 탐내는 여름맞이 무더위 대처법이다. 

한여름 방구석에서도 소설책 한 권이면 등골이 오싹한 공포체험을 할 수 있다.

먼저, 스티븐 킹의 ‘별도 없는 한밤에’가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캐리’, ‘샤이닝’, ‘그것’ 등 스티븐 킹의 소설은 상당수가 영화로 제작됐을 만큼 믿고 볼 수 있는 무서운 소설이다. 전 세계적으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스티븐 킹의 소설 ‘별도 없는 한밤에’는 '복수'를 테마로 네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특히, 아내를 죽인 날의 고백을 편지 형식으로 담은 '1922'는 도입부부터 독자들을 압도해 마지막까지 반전을 보여주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또, 강연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변태 살인마를 만나 강간을 당하고 버려진 추리소설 작가가 범인의 정체를 캐내고 사적인 복수를 감행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빅 드라이버’ 역시 숨 막히는 긴장감으로 무더위를 날려 버릴 만한 짜릿함을 선사한다.

‘별도 없는 한밤에'는 '1922'와 '빅 드라이버' 뿐 아니라, 복수를 위해 악마와 기꺼이 손을 잡은 남자의 사연을 다룬 '공정한 거래'와 27년을 함께 산 남편이 희대의 연쇄 살인마라는 사실을 알아낸 여자가 가정을 지키기 위해 택한 최후의 선택을 그린 '행복한 결혼 생활'도 각각의 색다른 공포를 보여준다.

일간지 기자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기담 모음 소설 ’삼개주막 기담회‘도 올 여름 시원한 한 방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소설이다.

’삼개주막 기담회‘는 단순히 기이하고 공포스러운 기담 뿐 아니라 현대적인 가치를 담아내며 기담의 역할을 새롭게 제시하고, 현재에도 공유할 수 있는 윤리적 정신과 전통의 가치를 보여주는 새로운 공포물이다. 이 책은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내 익숙하고 전통적인 공포에 다가갈 수 있다. 

이밖에 찰리 돈리 작가의 ’수어사이드 하우스‘, 아야츠지 유키토의 ’어나더‘, ’안구기담‘, 찬호께이의 ’염소가 웃는 순간‘ 등도 공포물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올 여름 색다른 방구석 피서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은지씨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안전한 곳은 누가 뭐래도 집인 것 같다”며 “올 여름 휴가도 집에서 보내야 하는 만큼 방구석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등골이 오싹한 소설책을 읽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주은씨는 “요즘 시국에 영화관을 가는 것도 불안하고 할 수 있는 것은 집에서 책을 읽는 것 밖에 없는 것 같다”며 “올 여름은 무서운 책 한 권 보며 무더위와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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