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유성온천문화축제가 10일 대전 유성구 온천로일원에서 개막한 가운데 많은 연인과 친구,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공연을 관람하는 등 체험을 즐기고 있다. 유성온천축제는 10~12일까지 계룡스파텔 야외무대와 온천로일원에서 열린다. 이선규 기자 yongdsc@newsnbook.com
유성온천문화축제의 한 장면

 

문화 경험에 있어 ‘빈익빈 부익부’ 차이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여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19 상황 속 지역공연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 사이에서도 문화 경험에도 격차가 큰 것이다.

‘문화 양극화’는 정부 통계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0년 문화예술활동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00만 원 이상 최고 소득과 100만 원 미만 최저 소득의 문화예술 관람률 격차는 50.6%포인트로 전년에 비해 더 벌어졌다. 코로나19로 모든 가구의 관람률이 감소했지만 저소득 가구의 관람률 감소폭이 더 커진 탓이다. 2016년 58.6%였던 가구소득별 문화예술 관람률 격차는 2018년 49.4%포인트, 2019년 40.8%포인트로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지난해 50.6%로 다시 확대됐다.

예술 접근성을 방해하는 것은 자본 격차 요인만이 아니다. 지역에 따라서도 상이하다. 지난해 읍·면 지역의 문화예술 관람률(46.5%)은 도시 지역(63.5%)보다 현저히 낮아 대도시와 읍면 지역의 문화예술 관람률 격차 역시 전년(12.7%)에 비해 17%포인트로 벌어졌다. 대도시에 살고 소득이 높을수록 다양한 문화 향유의 기회가 많은 반면 소도시에 살면서 소득이 적을 수록 그 기회가 줄어든다는 얘기다.

정부 차원에서도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는 모습이다. 자본력에 따른 문화 경험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정부와 각 지자체는 문화누리카드와 ‘찾아가는 공연’을 운영하고 있다.

문화누리카드는 저소득층이 1인당 10만 원의 지원금을 받아 공연, 영화, 여행,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쓸 수 있도록 한 카드다. 문화예술위원회는 “문화누리카드로 50~80% 할인된 나눔티켓을 구매하면 클래식, 뮤지컬 등을 다양하게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의도와 달리 문화누리카드 사용처는 도서와 영화 분야에 쏠린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문화누리카드 사용처는 문화분야 71.4%, 관광 분야 26.5%, 체육분야 2.1%를 차지했다. 문화 분야 중에서도 도서 분야 사용액이 849억 원으로 전체 사용액의 60%를 차지했다. 영화 비중도 7.6%로 비교적 높았지만 공연은 0.4%에 불과했다. 도서의 경우 참고서와 학습교재, 실용서를 구매하는, 사실상 여가와 문화의 개념보다는 ‘실용적’인 용도로 사용됐다.

대전 시민 김수정(여) 씨는 “아무래도 문화를 영위할 수 있는 공간이 지역에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문화 생활을 자주 안하게 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나 한 번 공연을 보는 데 몇만 원이 들다보니 부담도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세종 시민 김거수 씨는 “아무래도 지역에서 문화 생활이라고 하면 영화 정도 수준에 그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정부가 문화 생활 영위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대부분 영화에 쏠리는 게 당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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