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작, 줄기세포 등 여러 유전공학의 발전이 계속해서 이어져 오는 가운데, 우리는 이 발전에 대해 항상 윤리적인 문제를 직면하게 된다. 나와 똑같은 사람을 만드는 것은 옳은 것인가? 아이의 유전형질을 인위적으로 정하는 것은 옳은 일인가? 수많은 질문들을 동반하며 우리 스스로도 한 가지 답을 내릴 수 없는 윤리적인 문제들은 아직까지 유전공학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윤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쓴 마이클 샌델인데, 때문에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의 윤리적 의견이 이 책에서도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의 시작은 레즈비언 커플의 아이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둘은 청각장애인이지만 자신의 장애를 특별함이라고 생각하고 아이에게도 물려주고 싶어한다. 때문에 5대째 청각장애를 겪고 있는 가문의 정자기증으로 청각장애인 아이를 만들게 된다. 이 이야기를 듣고 사람들은 둘에게 비난을 퍼붓게 되고 나 또한 이건 너무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저자는 만약 이 둘이 외모나 성격, 지적능력이 뛰어난 정자기증을 받고 아이를 얻었다면 과연 이 사람들은 똑같이 그들을 비난할 수 있겠냐는 질문을 던진다. 답은 ‘아니’였다. 그들이 이 둘을 비난하는 건 그저 사회적 차원에서의 아이의 권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냐는 이유이지만 그 이유는 사회의 시선을 신경쓰고 지금의 외모, 성격, 지적능력을 높게 사는 이 사회에 순응한다는 말이다. 때문에 이것은 그저 이 사회에 맞게 아이를 만든다는 그들의 생각으로 우리가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직면해야 하는 윤리적인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봐야하는 윤리적인 문제는 ‘과연 아이를 부모가 조작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그들의 행위 자체에 대한 문제이다.

여기에서 저자는 ‘아이를 부모가 조작하는 것’의 범위를 환경적인 요소까지 넓혔다. 이에 지금도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사교육의 문제라든가, 아이의 취업과 대입을 위해 청탁을 하는 등의 부모의 행위를 비판했고 이어 치료와 강화에 대한 기준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만약 다운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아이가 생겼을 때 과연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이를 없애는 건 치료에 해당할까, 아니면 강화에 해당할까?’라는 가정과 ‘그렇다면 만약 내가 부모라면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이 아이를 바꿀 것인가?’라는 물음을 번갈아가며 생각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분명 다운 증후군을 고치려는 유전자 조작은 치료일 테지만, 현재 여러 병에 대해 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거부하는 사람들처럼 강요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서두되고 있는 유전공학의 윤리적인 문제들은 우리 모두에게 해결할 수 없는 큰 문제이다. 우리의 발전은 항상 양날의 검과 같다는 것을 기억하고 언제든 발전하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발전된 것들을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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