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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작가

역사의 참혹한 결과를 소설적 진실로 형상화해 왜곡된 한국의 근현대사를 바로잡으려 하는 사람이 있다. 김현종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김 작가는 역사를 객관적 안목으로 바라보며 깊은 통찰을 풀어낸다.

그는 70년간의 분단이 남긴 흔적을 찾아다니며 분단을 대하는 한국 사회를 위로한다.

역사를 통해 확신을 얻고 그 사실을 추려내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김 작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김 작가는 교직 생활을 해온 부친의 영향으로 늘 책과 가까이 지냈고 시간이 지나 아버지를 따라 교편을 잡았다. 그는 “전 어릴 때부터 시나 소설을 많이 접하며 살아왔어요. 책을 좋아했던 아버지의 영향이 컸죠. 교사로 재직하며 책, 출판과 관련된 일을 했고 제가 잘하는 일이 됐습니다. 지금도 교정을 혼자서 해결 할 정도에요.”라고 말했다.

정년퇴직 후 김 작가는 단순히 좋아하는 것을 넘어 소설을 창작한다는 일에 빠져 살고 있다. 늘 새로운 이야기를 써가며 삶의 원동력을 얻는 셈이다. 그는“예술 작품을 창작한다는 것은 언제나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죠. 만약 문학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직도 삶의 의미에 대해 번민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라며 웃어 보였다.

학창 시절부터 책과 함께했던 그는 독서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독서가 역사를 객관적인 안목을 키워주고 그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일이 종종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작가는 “역사는 선택의 결과이고,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역사를 알아야 해요. 이를 위해서 심도 있는 독서와 창의적 안목이 필요하죠.”라고 설파했다.

최근 김 작가는 장편소설 ‘아버지의 나라’ 집필에 여념이 없다. 장편소설 출간을 위한 작업 1일 차였던 그였기에 머릿속엔 온통 소설 생각뿐이었다. 그는 “다음 얘기를 어떻게 풀어갈지, 작품의 질을 높이고, 완벽한 이야기의 구조를 어떻게 완성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고 있어요. ‘아버지의 나라’는 한국 근현대사를 다루고 있어 사실에 기반해야 하죠. 때문에 자료 조사와 독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 소설은 지난 1894년 갑오농민혁명부터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까지의 약 100년 남짓한 기간을 시대적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진실은 뒷전으로 위선이 정의를 호도(糊塗)하던 탁류의 시대를 사실적으로 표현해냈다. 김 작가는 “한국의 근현대사는 강대국의 압제와 질곡으로 점철된 설움과 통한(痛恨)의 시대에요. 위정자들의 독재와 독선, 냉전적 이데올로기로 인해 많은 사람이 피를 흘렸죠.”라고 부연했다.

아버지의 나라에는 봉건 세력과 일제에 의해 도륙당한 동학교도와 농민군이 들어 있고, 독립만세를 외쳤던 백성들과 참 종교인들의 함성이 있다. 제 나라 백성들을 학살한 제주와 여순사건, 친일파의 재기용으로 훼손된 통한의 민족혼, 피로 물든 동족상잔의 6·25전쟁, 국민보도연맹원과 거창양민학살의 잔상이 남아있다.

역사적 이야기를 풀어가는 김 작가에게는 여러 어려움이 있다. 시적 영감보다는 견고한 서사적 내러티브(인과 관계로 엮인 실제적, 허구적인 이야기) 구축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가족사와 관련된 부분도 있고, 아직 정립되지 않은 이념의 대립도 있어 조심스럽죠. 특히 종교와 관련된 부분을 쓸 때 민감합니다. 또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짚어내기가 쉽지 않아요. 진실이 감춰지고 잘못 호도된 사건들이 너무도 많죠. 혹시 내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은 없을까? 역사를 왜곡시키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항상 있습니다”라고 아쉬워했다.

김 작가는 이 시대를 살면서 한국의 근현대사를 관류하는 큰 산맥을 조감하기 위해 소설의 여백을 채워나간다. 그는 “역사의 아픈 상처를 들춰내기 위함이 아니라 새 시대로 통하는 문을 여는 열쇠를 찾기 위해 아버지의 나라를 쓰고 있어요. 좁게는 한국의 미래이자, 통일의 길, 크게는 인간의 미래를 열기 위해서죠. 인간이 빠진 역사는 없습니다. ‘역사의 주인으로서 인간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가 이 소설에서 찾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에요.”라고 강조했다.

장편소설 연재가 끝나면 책으로 출간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김 작가는 오늘도 부지런히 펜을 잡는다. 그는 “아버지의 나라 출간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단편 소설을 쓸 예정이에요. 제 버킷리스트 ‘소설책 10권 쓰기’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죠.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철창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다양한 영감을 얻기 위한 여행을 다니고 싶습니다.”란 소망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김 작가는 “선진국의 척도는 예술가들을 어떻게 대우하느냐로 가늠돼요. 우리도 이제 선진국 소리를 듣는 나라가 됐으니 그에 합당한 처우 개선을 해줘야 마땅하다고 생각하죠. 두고 보세요. K-POP, 방탄소년단, 한류가 북한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겁니다. 문화가 통일을 가능케 하는 힘입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현종 작가는?

김 작가는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충남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계간지‘한국문학시대’ 단편소설 ‘이각형(二角形)’으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저서로는 소설집 ‘보다 보이다’, 수필집‘코똥도 안 뀌는 놈’이 있다.

특히 주요 일간신문이나, 인터넷 신문, 잡지 등에 많은 교육칼럼을 집필했고, 한국디지털사진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많은 회원전과 개인전을 여는 등, 사진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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