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인 12일 대전 서구 한 서점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베스트셀러 책을 살펴보고 있다. 전우용 기자
 대전 서구 한 서점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책을 살펴보고 있다. 전우용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서점가가 뜻밖의 호재를 만났다.

비대면 수업, 비대면 과제 등 ‘비대면’이 시대적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빨리, 더빨리’보다는 ‘조금 천천히’로 일상생활의 흐름이 바뀌면서 최근 국어사전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의 ‘지식’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뒷전으로 물러났던 각종 ‘사전’이 최근 호황을 맞고 있다.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국어사전과 한자사전, 영어사전 등 찾는 고객이 급증하면서 사전 붐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어사전의 경우 신장률이 14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나 어학사전 전체 판매량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보문고가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어학사전의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국어사전의 경우 140.1%의 신장률을 보였으며 한자사전 23%, 영어사전 12.9% 등 지난해 동기 대비 평균 71.4%의 신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끝없는 추락세를 보였던 것에 반해 놀라울만큼 빠른 성장세다.

더욱이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해 국어사전이 5.8%의 성장세를 보였을 뿐 영어, 일본어, 중국어, 한자사전 등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가 서점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국어사전 판매순위를 살펴보면 1위 '초등 새국어사전', 2위 '초등 국어 사전', 3위 '동아 연세 초등 국어사전' 등 초등학생 대상 국어사전이 줄이었고 구매 독자도 40대 여성 독자가 39.5%를 차지해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 ‘사전’ 열풍이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아이가 모르는 단어가 있을 경우 네이버나 다음을 통해 찾아보면 쉽겠지만 단어의 의미를 금세 잊어버리는 것 같다”며 “그러나 놀이를 하듯 함께 사전을 찾다보면 아이도 재미있어하고 단어의 의미도 오래 기억하는 것 같아 최근에는 사전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학부모 B씨는 “컴퓨터 모니터를 오래 보다보면 눈도 피로하고 집중도 잘 되지 않았는데 사전을 이용하고부터 피로감이 덜한 것 같다”며 “무엇보다 아이의 언어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 같고, 사전을 넘기는 질감도 좋아 아이와 자주 사전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초등학생 대상 사전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성인들의 학습영역이라 할 수 있는 일본어, 중국어 등 각종 외국어사전은 여전히 마이너스 신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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