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전지역 한 대형서점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베스트셀러 책을 읽고 있다.
21일 대전지역 한 대형서점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책을 읽고 있다.

최근 ‘정치’와 ‘판타지’가 서점가 핫 이슈로 상반기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르문학의 한 형식을 일컫는 판타지(Fantasy)는 사전적 의미로 공상 혹은 상상, 상상의 산물을 뜻한다.

정치는 국가의 제도와 행정뿐 아니라 각 민족국가들간 권력투쟁이 국가 내에 존재하는 여러 집단에서의 의사결정 등을 두루 포함하고 있다.

즉, 판타지는 상상력에서 비롯된 환상, 정치는 현실 세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우리의 일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렇듯 전혀 상반된 장르의 서적들이 서점가 매출의 양대 산맥으로 작용하고 있다니 이 또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 최근 서점가는 정치 서적들과 판타지 소설이 각축을 벌이며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을 나타났다.

출간과 함께 ‘히트’를 기록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은 출간 후 2주 만에 20만 부를 돌파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야권 차기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책들도 잇따라 출간되며 정치인 관련 서적도 독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의 대담집 '이낙연의 약속'을 비롯, 최근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파란을 일으킨 이준석 대표의 ‘공정한 경쟁'이 출간 2년 만에 재조명받고 있다.

또, 여당 대선주자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과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성장 과정, 정책 등을 소개한 '이재명, 한다면 한다'와 얼마 전 출간된  '이게 나라다 2022'도 서점가 순위 목록에 이름을 올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정치 관련 서적들이 베스트셀러 순위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 관련 서적들을 견제하는 분야가 바로 판타지 문학 분야다. 

특히, 지난해 연말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판타지 소설들이 올 상반기에도 식지 않는 열풍으로 정치 관련 서적들의 독주를 견제하고 있다.

실제 교보문고가 발표한 ‘2021년 상반기 도서판매 동향 및 베스트셀러 분석’을 보면 올해 상반기 판타지 소설은 지난해 동기 대비 197.6%로 두 배 가까운 신장률을 보였으며, 만화 분야에서도 SF·판타지 만화가 지난해 동기 대비 115.5% 신장하는 등 판타지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를 살펴보면 판타지 장르 책들이 대거 포진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미예 작가의 판타지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매트 헤이그의 판타지 소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와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고, 일본 만화 ‘귀멸의 칼날’을 각 권들이 출간될 때마다 베스트셀러에 진입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서점 관계자는 “요즘 출판계는 정치 이슈와 더불어 판타지 문학의 약진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정치 및 판타지 관련 서적들은 많이 출간되는 것 뿐 아니라 해당 도서들은 출간과 함께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자 신민혜 씨는 “정치인들의 삶이나 철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들을 보면 모두 좋은 말이고 모두 국민들을 위한 말인 것 같지만 어떤 때에는 판타지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며 “반대로 판타지 소설을 읽다 보면 마치 현실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일 것 같아 놀라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가 판타지고, 판타지 소설이 현실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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