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가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 일부. /삼성·연합뉴스
최근 국가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 일부. /삼성·연합뉴스

 

충청권 곳곳에서 ‘이건희 미술관’ 건립을 위한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이미 전국 지자체 등이 ‘이건희 미술관’ 건립 선점을 위해 분주한 가운데 충청권에서도 관련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세종시의회는 최근 본회의장에서 세종에 이건희 미술관 건립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발표했다.

시의회는 "세종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행정수도지만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국공립 미술관이 없다"며 "세종지역은 전국 2시간 이내 접근성이 뛰어난 곳을 고려하겠다는 정부의 부지 선정 방침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화예술 분야에도 균형 발전이 필요하다"며 "이건희 미술관을 세종시에 조성해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하는 문화예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시민단체에서도 움직임은 분주하다. 한국미술협회 세종지회 등 세종지역 30여개 문화·예술단체로 구성된 '이건희 미술관 유치 세종범시민추진위원회'는 최근 "균형발전 실현을 위해 이건희 미술관을 세종에 건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진위는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시는 국토의 중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탁월하고, 시내 미술관 부지와 건립 예산도 확보된 만큼 세계적 수준의 미술관 건립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 문화예술 관련 시설 대부분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지역 균형 발전과 문화적 기회균등 차원에서도 이건희 미술관을 세종에 유치해야 한다"며 "도시 설계 자체를 국제 공모로 추진해 충분한 역량을 가진 세종시야말로 이건희 미술관을 걸작품으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입지"라고 강조했다.

충남 정치권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연희 충남 서산시의회 의장은 최근 '이건희 미술관' 서산 유치를 위한 챌린지를 시작했다. 이번 챌린지는 이건희 미술관을 서산에 세워 국토 균형발전은 물론 수도권 중심의 문화정책 쏠림현상을 해소하고 문화·예술의 오지인 충남도민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 의장은 "서산은 조선 최고의 화가 현동자 안견 선생의 웅혼한 예술혼을 간직한 곳으로 겸재 정선 선생을 비롯해 동시대에 활동한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하기에 가장 적합한 도시"라고 밝혔다. 이어 "이건희 미술관이 서산에 건립되면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로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장은 "문화 분권과 지역문화 발전을 기원하는 많은 분이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위한 행보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국적으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이건희 미술관 신설 계획은 이달 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과 관련한 미술관 신설 방침을 결정해 이달 황희 문체부 장관이 직접 발표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이 회장 유족 측으로부터 문화재와 미술품 2만 3000여 점을 기증받은 뒤 미술관 신설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미술계를 비롯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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