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박하재홍 '동물복지의 시대가 열렸다'

동물복지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시대다. 그러나 어떤 이슈가 이제 막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은 아직 뚜렷한 길이 제시되지 않았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이 막연히 동물복지를 이야기하지만, 동물복지의 보편적 실현을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 책은 한국과 전세계에서 추진 중인 최신 동물복지 소식을 다루는 한편 동물을 더불어 사는 존재로서 아끼고 존중하는 긍정적 변화에 동참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일러준다. 

동물에게 친절한 사회를 꿈꾸는 래퍼이기도 한 저자는 공장식 축산의 잔혹한 현실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이대로 살아선 안 되겠다는 의지로 동물복지에 목소리를 보태기 시작했다. 이 책도 그 목소리를 내는 방법 중 하나다. 

동물복지 인증이 위선인지,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이 동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애초에 동물복지란 무엇인지……. 동물보호, 동물권리, 동물복지 같은 용어가 헷갈리는 이에게 그 정의를 친절히 설명해 주는 책. 우리가 알아야 할 동물복지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 조너선 포어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고기를 먹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일까, 아니면 부도덕적인 행위일까? 그 해답을 얻고자 저자는 객관적인 분석과 다각도의 자료를 통해 육식에 대한 진실을 밝혀낸다.  

공장식 축산업 종사자, 동물 권리보호 운동가, 채식주의자, 도축업자 등 다양한 인물들을 두루 인터뷰한 저자는 인간이 선택적으로 육식을 하며 비효율적이고 비경제적인 기준으로 고기를 판단한다 주장한다. 동물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가 모순적이라 비판하며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 중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는 말을 인용한다. 

이 책은 도축돼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동물들의 고통은 물론 축산, 양식, 수산업, 도축 등 육식 관련 산업 이야기를 여러 키워드로 세분화해 설명한다. 최소 비용으로 고수익을 만들겠다는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이 노골적으로 드러나지만 그저 모른 척 넘겨서는 안 되는 진실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우리가 인간이 아닌 동물들에 대한 공감력을 잃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 공감력을 회복하고 우리가 저지르고 보지 못한 척 하는 일들에 수치심을 느낄 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다고 말이다. 도축업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다면 한번 이 책을 펼쳐보자. 

 

 

3. 오석현 '우리 곁의 동물은 행복할까'

개와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부터 소, 닭 같은 가축과 멧비둘기, 까치 등 야생동물까지, 우리 주변은 그야말로 생명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우리가 과연 이 동물들을 똑바로 보고 있는 걸까? 

수의사는 동물들의 질병, 고통, 삶과 죽음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이다. 국내에서 접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동물들을 진료해 온 오석헌 수의사는 쥐약을 먹고 죽어가던 동네 개들 때문에 수의과대학에 진학했다. 학부생 때부터 산과 호수, 동굴 등 자연을 쏘다니며 야생동물을 관찰하다 야생동물 구조센터 조교를 거쳐 동물원 수의사라는 위치까지 도달했다. 종류 불문, 동물이라면 차별 없이 돌봐 온 저자는 동물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며 느낀 점들을 이 책에 조심스레 담아냈다. 

동물원 동물은 과연 행복한지, 동물 복지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반려동물을 어떻게 맞이하고 어떻게 이별을 준비할지 등. 가볍게 지나치기 어려운 주제들이 솔직하게 적혀 있다. 무거운 주제에 책장을 펼치기 부담스러울지 모르겠지만, 이 땅의 모든 생명이 존중받기를 바라는 따스한 마음이 녹아 있는 책이다. 

 

 

4. 이항 외 '동물이 건강해야 나도 건강하다고요?‘

코로나19가 우리 인생을 이렇게 뒤흔들어 놓으리라고 그 누가 예견했을까. 팬데믹 시대의 변화에 맞춰 비인간 동물과 인간의 관계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해야 한다. 

환경부 산하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교,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등 다양한 현장에서 활약하는 네 명의 수의사가 집필한 이 책은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에게 인간과 동물, 환경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생물다양성과 인간의 삶, 신종 감염병의 원인, 인간과 반려동물의 관계, 동물복지, 동물실험의 3R 원칙 등 동물과 얽힌 역사부터 현시대의 흐름을 한 물결로 훑으며 독자를 이끈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인간의 우월한 지위는 한 동물종으로서의 인간이 새로운 병원체에 감염되는 데 어떤 특별함도 주지 못했다. (...) 신종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이제 인간은 동물과 경계 없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 책은 인간 사회의 문제에만 집중해서는 인류의 건강과 복지를 지키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동물과 환경을 건강하게 지키지 못한다면 인류의 건강 역시 질병에 노출될 수밖에 없으며, 인간, 동물, 생태계, 자연과 환경 전체를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만 비로소 인류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이다. 다른 존재와의 공생에 대한 성찰에 절로 빠져들게 드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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