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슬러 80년대 TV의 브라운관속에서 독특한 캐릭터의 북유럽 소녀와 만나 열광한 경험이 있는 삐삐의 열성팬들이 있을 것이다. 2020년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작가의 대표적인 소설인 <삐삐 롱스타킹>이 탄생한 지 75주년이 되던 해였다.

그리고 그 해에 <구름빵>이란 동화책을 집필한 백희나 작가는 세계 최대 아동문학상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을 수상하는 최초의 한국인이 되었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삐삐의 작가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 궁금증에 대한 해갈을 해주는 한 편의 영화가 5월 어린이 달을 맞아 우리에게 찾아온다.

시나리오 작가 겸 영화감독 최종현
시나리오 작가 겸 영화감독 최종현

‘말괄량이 소녀 아스트리드가 전설의 작가가 되기까지...’

‘<삐삐 롱스타킹>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진짜 인생 이야기’

영화 <비커밍 아스트리드>는 스웨덴 출신으로 세계적인 아동문학 작가이자 사회활동가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소녀시절부터 미혼모로서 치열한 삶을 살기까지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는 전기영화다.

1920년대 초, 스웨덴시골의 가난한 가정에서 자라던 말괄량이 십대 소녀 ‘아스트리드’는 글 솜씨를 인정받아 지역 신문의 인턴으로 일하게 된다. 그녀는 부인과 별거 중이던 편집장과 철없는 사랑에 빠져 임신을 하게 되지만 당시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인 인습 때문에 덴마크에서 출산하고 육아를 위탁해야만 했다. 어린 나이에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후 무책임하고 보수적인 사회의 폭력에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아스트리드’가 독립적인 생활을 위해 글쓰기는 물론 속기와 타이핑을 배우며 커리어를 쌓고 후에 남편이 된 ‘스투레 린드그렌’을 만나기까지 그녀의 치열한 삶을 영화는 섬세하게 쫒아간다. 이 작품을 연출한 여성감독 페르닐레 피셔 크리스텐센은 “만약 삐삐가 없었다면, 나는 감독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작가에 대한 존경과 무한한 애정을 표현하였으며 동화작가가 되기 전, 한 여성의 시련과 역경을 극복하는 성장기를 밀도 있게 영화로 완성하고 작가에게 감사의 마음을 재차 표하기도 했다.

동시대 사람들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이자 스토리텔러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은 전 세계는 물론 스웨덴 사회의 격동기를 겪으며 10대 미혼모로 세상의 편견에 맞섰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늦깎이 작가로 데뷔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20세기를 온몸으로 부딪치며 살아낸 여성이다.

우리가 작가의 분신 삐삐를 사랑하고 추억하는 이유는 늘 자기 목소리를 내고,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권위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녀의 당찬 용기였을 것이다.

삐삐롱스타킹
삐삐롱스타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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