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와 대전쾌유내과의원이 생명사랑 협력기관 협약을 맺고 있다. 대전시 제공
대전시와 대전쾌유내과의원이 생명사랑 협력기관 협약을 맺고 있다. 대전시 제공

 

대전시가 전국 자살률 상위권이라는 불미스러운 입지를 이어 가고 있는 가운데 자살 고위험자 발굴에 대한 1차 의료기관 역할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시에서는 1차 의료기관과의 연계로 자살 고위험군을 조기 발견하기 위한 생명사랑협약기관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해당 사업이 효용성을 지녔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통계청에서 지난 2019년 발표한 사망원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OECD 국가 간 연령표준화 자살률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자살률은 회원국 27개국 중 1위다. 특히 충청남도의 자살률이 가장 높은데 2019년 특별시·광역시 기준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이 28.7명인 대전이 특·광역시 중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예방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생명사랑협약기관 사업이다. 사업은 1차 의료기관과의 협업으로 자살 고위험자를 조기 발견하는 게 골자로 시와 협약을 맺은 의원과 병원, 약국 등 의료기관에 자살예방 리플릿을 비치하고 자살위험이 높은 약물 구매자나 불안·우울·자살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환자를 발견했을 경우 24시간 자살예방 상담전화를 안내하도록 한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93곳의 의료기관이 시와 협약을 맺었다. 중앙대학교산학협력단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2015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살자 중 사망 1년 이내 병원·의원, 약국 등 의료기관을 이용한 사람 중 정신과 방문 내역이 있는 사람은 30%, 비정신과의료기관을 이용한 사람은 58%로 비정신과의료기관 이용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는 자살 고위험군 발굴에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해 대전시 건강보건과의 한 관계자는 “병원이나 약국은 누구나 살면서 한두번은 가게 되는 곳인 만큼 고위험군의 방문 확률도 높은 것”이라고 동의했다. 

그러나 이 제도가 실질적인 자살률 감소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협력 기관 의료인의 개인적 판단에 맡기는 구조다 보니 객관적 자료를 도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전광역자살예방센터의 한 관계자는 "현재 1차 의료기관을 통해 센터를 찾는 분들이 실제로 늘어났는지 구체적인 수치는 확인할 수 없다"고 한계를 인정했다. 

의료진 개개인의 경각심 증진을 위해 모든 1차 의료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자살예방 교육이 필요하지만 예산·방역·참여율 문제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결국 협약기관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사업의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시 건강보건과 관계자는 “관심을 가지고 협력하는 기관이 많으면 많을수록 자살 예방에 기여할 거라는 기대로 사업을 더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전광역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올해 생명사랑협력기관들을 직접 방문하고 고위험군 발굴과 지역사회 서비스 연계, 생명지킴이 교육 안내 등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