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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하 시인
김완하 시인

문학의 문턱을 낮춰 독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김완하 시인이 그 주인공이다.

김 시인은 시, 칼럼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며 시의 대중화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그는 책을 '정신과 영혼을 위한 가장 완벽한 백신'이라고 말한다. 독서의 중요성이 담긴 표현이다.

차가운 세상에 굴복하지 않고 뜨거운 열정으로 문학 지평을 넓히고 있는 그의 당당한 포부를 들어본다.

◆ 시를 통한 자정작용의 연속선

김 시인은 기억의 선을 따라가며 시를 접하게 된 계기를 곰곰이 떠올린다. “제가 시인이 된 계기를 한마디로 표현하기엔 어려움이 있어요. 시간을 거슬러 초등학교 2학년 때 숙제로 동시 ‘미루나무’를 썼었는데 그 당시 선생님이 굉장히 칭찬을 많이 해줬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제겐 큰 자극으로 다가와 문학의 꿈을 키우게 됐습니다. 시를 쓸 수 있는 적합한 환경 속에서 자랐고, 자연의 풍요로움이 가득한 시골에서 보내는 삶의 시적인 분위기가 맞물렸던 것 같아요.”

그는 자신의 삶 속에 깊이 자리 잡은 시를 자정작용이라 한다. 시를 쓰며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정화시킨다는 것이다. “글을 쓰며 제 마음을 다시금 들여다봐요. 사람들이 일기를 쓰고 고해성사를 하는 것도 비슷한 느낌이죠. 삶의 분주함과 혼탁함 속에서 제 내면의 세계를 고요하게 만드는 게 바로 시입니다.”

시가 잘 써지지 않을 때는 자신만의 해결법이 있다고 소개했다. “가끔씩 머릿속이 복잡해 시상이 하나도 잡히지 않고 혼란스러울 때가 있어요. 그때 바쁜 일상을 뒤로한 채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산책을 하다보면 제 내면이 들여다보이고 시가 새롭게 다가오죠. 친숙했던 세계를 벗어나 새로운 시간을 마주한 경험이 시가 되는 것입니다.”

◆ 생명과 사랑으로 서정을 노래하다

김 시인은 시·소설 등 문학의 장르는 각자의 특징이 있다고 설명한다. “시를 공부 하며 ‘20대 장르는 시, 30대는 비평 40대는 소설, 50대는 수필’이란 말을 들었어요. 시는 상상력과 감수성을 동반한 젊은 장르죠. 안목이 생기면 비평이 되고 체험이 있으면 소설, 세월에 대한 원숙함이 생기면 수필이 되는 겁니다.”

그에게 시는 성찰이기도 하다. 자신만의 내면을 가꾸는 무기인 것이다. “시는 자신의 체험과 내면의 세계를 사람들에게 드러냅니다. 책을 통해 스스로와 대화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는 거예요. 나를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성찰을 이룩할 수 있다고 생각하죠. 시를 쓴다는 건 그 사람의 취향이고 용기에요. 저는 적절한 비유를 통해 저만의 서정시를 완성해나가고 있죠. 내면의 삶을 따듯하게 유지해 나가면서 시가 세상에 빛이 되길 바라는 순수한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 독자와의 소통 ‘시속의 시 읽기’

‘시속의 시 읽기’는 김 시인이 7년 동안 발표한 칼럼의 내용을 모은 결과물이다. 이에 대해 그는 “매주 좋은 시를 한 편 선정해 소개했어요. 시 속에 있는 즐거움을 찾아내 시인의 직관과 감성으로 표현했죠. 앞으로도 독자들에게 시의 의미를 재미있게 풀어주며 대중화가 될 수 있도록 힘쓸 예정입니다. 시인은 책과 독자를 가깝게 만들어주는 연결다리니까요.”

그는 첫 ‘시속의 시 읽기’를 출간했을 때 후속작품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결과물만 벌써 여섯 권이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시 속의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제시해줬어요. 그 안에 담긴 깊은 이야기를 간단하게 풀어내며 스스로도 발전하고 있다고 느끼죠. 읽어본 독자들이 너무 좋았다고 말해줘 너무 기쁜 마음입니다. 10권을 채울 때까지 더 노력할 거예요.”

◆ 독서 문화 발전의 긍정적인 믿음

사람들이 독서를 멀리하고 스마트폰에 의지하는 상황을 김 시인은 사회의 전반적인 흐름이 SNS, E-BOOK에 열광하도록 만들어졌다고 꼬집으며 독서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이런 상황은 만들어졌다보단 흘러간다고 표현하는 맞겠죠. 소수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어요. 차라리 그 안에 들어가서 같이 흘러가야 합니다. 그런 맥락으로 접근해야 새로운 패러다임을 더 자세히 알고 대응할 수 있어요. AI와 인공지능의 시대라고 하는 판 속에서 독서의 중요성은 계속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죠. 독서는 책과 맞대면해 자신을 성찰하는 과정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책의 날이 지정된 것에 대해 아이러니하다는 속내를 꺼내보인다. “사람들이 책을 얼마나 멀리하면 책의 날이 만들어졌을까요. 조금 더 독서에 관심을 가진다면 이런 날도 결국 필요없겠죠. 코로나19도 책을 읽으며 극복할 수 있지만 책을 잘 읽지 않는 게 사회의 전체적인 분위기입니다. 책속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넓은 세계가 들어있어요. 그 속에는 진실로 나아가는 길이 열려 있죠. 독서를 시작해 새로운 삶을 개척한 사람이 있듯 책은 모든 것을 극복하는 지름길입니다. 책의 소중함을 강조는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죠. 저도 어떻게 사람들이 책과 가까워질 수 있을지 매일 고민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의 감동과 흥미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김완하 시인은?

김완하 시인은 지난 1987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한국 현대시의 지평과 심층’, ‘한국 현대시와 시정신’, ‘신동엽의 시와 삶’, ‘김완하의 시 속의 시 읽기 1, 2, 3, 4, 5’, 시집 ‘길은 마을에 닿는다’, ‘그리움 없인 저 별 내 가슴에 닿지 못한다’, ‘네가 밟고 가는 바다’, ‘허공이 키우는 나무’, ‘절정’ 등이 있다.

현재 한남대학교 국어국문창작학과 교수, 사회문화대학원 주임교수, 계간 ‘시와정신’ 편집인 겸 주간, 한남문인회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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