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23 세계 책의 날 특집인터뷰] 김준태 다다르다 대표

4월 23일은 독서 증진과 출판 장려, 저작권 보호 촉진을 목적으로 유엔 교육 과학 문화 기구 (유네스코)이 지정한 세계 기념일, 책의 날입니다. 코로나 시대,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책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남에 따라 독서 문화가 잔잔한 물결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책 속에는 경험으로 얻을 수 없는 삶의 흔적과 길이 있다고 말합니다. 저희 ‘뉴스앤북’은 2021년 책의 날을 맞아 명사들이 걸어간 삶의 흔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1. 4월 23일은 세계 책의 날이다. 본인이 생각하는 책의 정의는?

"현재의 사람들이 미래의 사람들을 위해 개인과 시대의 모습을 기록하는 일. 책을 통해 누군가의 가치와 삶을 들여다보며 다양한 사회 속에서 서로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 2020년은 코로나19로 집콕이 요구되면서 책을 찾는 손길이 늘었다고 한다. 서점의 분위기는 어땠나? 

"지역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서점 방문자의 수는 급격하게 감소했다. 방문자는 전년도 대비 약 50% - 80% 가까이 줄었고, 그에 따른 매출도 방문자의 수에 비례해 감소했다. 많은 서점이 팬데믹에 대비해 온라인 서점을 병행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서점의 매출과는 별개로 독자를 만나지 못하는 공허함이 크다. 독서 모임과 북토크 등의 행사를 진행하며 만났던 독자들과의 교감이 서점 운영에 있어 큰 역할을 하는 편이다. ZOOM 등의 프로그램을 활용해 화상 독서 모임을 진행하는 서점도 있지만, 일을 기획하는 것과 진행하는 수고에 비해 채워지지 않는 감정이 있어 연속적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 온라인 서점 또는 비대면 독서 모임 등을 꾸준히 기획하고 있다" 

3. 대전시가 코로나19로 불황을 겪는 서점을 위해 지역서점 인증, 캐시백 적립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점의 체감 정도는?

"인터뷰에서도 밝힌 것처럼, 지역화폐의 순기능은 지역 내에서 자원을 순환시키는 역할이다. 서점은 조금 다른 환경인데, 도서정가제 범위 안에서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시민에게 독립서점의 존재 자체를 알리는 기회비용이라 생각하면 반박할 여지가 없지만, 결과적으로 시민에게 독립서점으로의 접근성과 가치를 알리는 것보다는 기존에 온라인 서점 이용자들을 일시적으로 회유하는 정도에 그쳤다. 20% 추가 캐시백은 도서정가제를 교묘하게 피해간 정책이었고, 일시적으로 할인 구매를 원하는 이들의 발걸음은 캐시백 이벤트 종료와 함께 멈추었다. 주민 참여 예산제로 큰 인기를 얻은 것은 사실이지만, 독자에게 가격 경쟁력으로만 어필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의 정책이 필요하다. 추가 캐시백을 5%로 한정 짓고, 기타 예산을 서점 주인이 지역 주민과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 및 운영할 수 있도록 편성할 수도 있다. 더 멀리 내다본다면 서점 주인의 기획 및 커뮤니케이션 역량 강화를 할 수 있도록 ‘서점학교’ 등을 운영하는 것도 좋다. 서점이 단순히 개인 사업의 공간이 아니라, 문화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공공적인 공간으로 바라본다면 말이다.무언가를 구매하지 않고도 편하게 들를 수 있는 상업 공간이 얼마나 될까. 서점은 존재만으로도 공공성을 가지고 있다"

추천도서 '그냥,사람'
추천도서 '그냥,사람'

4. 대전의 독립서점으로 자리 잡은 '다다르다'. 존재감이 커진만큼 책임감도 클 것 같다. 향후 서점에서 진행하는 행사나 계획이 있는가?

"지역에 다양한 출판물이 나올 수 있도록 ‘독립출판학교’와 ‘독립서점학교’를 진행중이다. 지자체의 예산을 활용하면 더 좋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독립성을 가지고 지속할 수 있는 축제로 나아가면 좋겠다. 출판을 준비하는 개인의 고민과 과정을 함께 공유하면서 출판 생태계와 서점 생태계를 고민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지자체의 역할이라 생각하지만, 시행되지 않을 경우에는 ‘서점학교’ 운영을 통해 예비 서점인과 기존 서점 주인의 역량 강화를 통해 많은 이들과 교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도 관심이 있다"

 

5. 대전시민에서 책 한 권으로 소개한다면.  

"홍은전의 '그냥 사람'을 추천한다. 제목 그대로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주변인이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오랜 시간 장애인 야학에서 활동한 그는 하던 일을 멈추고 먼 여행을 떠났다. 개인의 삶에 대한 가치적 고민을 넘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시선과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간격은 너무도 크다. 우리는 수많은 날들 중에서 하루 불편할지 몰라도, 그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지옥같은 날들이 기다리고 있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눈높이를 맞추면, 몸이 건강한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며 살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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