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은식 '야구 상식 사전'

최근 KBO리그의 개막으로 사방에서 야구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했다. 야구 얘기가 나올 때마다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는 사람, 야구에 관심은 있지만 뭐부터 알아봐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야구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두뇌의 영역'의 영향을 많이 받는 운동이다. 어떻게 보면 아는 만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거다. 이 책은 ‘야구 상식 사전’은 사전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야구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야구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더그아웃, 불펜, 저니맨, 멘도사라인, 케네디스코어 같은 용어와 보크, 홀드 같은 야구의 규칙에 대한 설명에서 타율과 평균자책점 계산법, 전광판 읽는 법까지, 그야말로 야구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야구,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와 이야깃거리도 함께 담아 야구 입문자는 물론 팬들에게도 유익할 야구 교양서적이다. 이 책으로 야구의 세계에 들어서 보면 어떨까.

 

 

2. 레너드 코페트 '야구란 무엇인가'

야구 서적이 단순한 야구 기술이나 역사, 일화만 다룬다 생각하면 곤란하다. 이 책은 야구의 본질을 파헤치는 한편 야구에 대한 식견과 사고 범위를 넓혀 주는 길잡이, 일종의 '야구 철학서'다. 

저자에 따르면 야구는 '과학'이 아니라 '예술'이다. 과학에는 인간적 요소가 끼어들 틈이 없으며 조건만 동일하다면 언제나 똑같은 결과가 도출된다. 그러나 예술에는 행위주체의 직관과 의지가 덧붙여지며 결과 또한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렇기에 우수한 선수나 감독은 모두 그의 눈에는 완성을 향해 정진하는 예술가로 보인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산업 사회의 발전, 정치적·문화적 분위기의 변천과 함께한 야구의 역사를 세심히 설명한다. 자신이 직접 현장에서 목격한 경기들을 바탕으로 경기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독자에게 들려주기도 한다. 

이 책은 제1부 ‘야구의 현장’, 제2부 ‘막후에서 벌어지는 일’, 제3부 ‘위대한 야구’의 세 목차로 구성됐다. 제1부에서는 타격, 수비 등 야구장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과 그 내막을 살펴본다. 제2부에서는 언론 매체와의 관계, 통계와 기록 등 엔터테인먼트로써의 야구에 대해 밀도 있게 고민한다. 제3부에서는 오픈 시즌 중의 일, 명예의 전당, 규칙의 변천에 대해 이야기한다.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야구 고전’으로 불리는 책인 만큼 알찬 구성이다. 이 책을 읽고 야구에 대한 배경 지식과 생각할 거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보자. 

 

 

3. 마이크 스태들러 ‘야구의 심리학’

인간의 모든 행동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법이다. 야구도 그렇다. 야구 팬이자 심리학 교수인 저자는 자신이 지닌 심리학 지식을 가감 없이 동원해 야구의 세계를 파헤친다. 

이 책을 읽으면 야구 속에 숨어 있는 심리법칙이 보기보다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머리말 '야구는 심리게임이다'로 출발해 '1장 타석의 심리학 : 타격의 50퍼센트는 정신력에 달려 있다' , '2장 필드의 심리학 : 로켓과학보다 어려운 타구의 궤적 알아내기', '3장 마운드의 심리학 : 공의 속도와 방향에 숨은 비밀' 등, 저자는 플레이에 얽힌 이야기는 물론 선수 선발과 연봉협상, 팬들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 같은 외적인 부분까지 친절히 설명해 읽는 재미를 더했다. 

이 책은 심리가 야구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유려하게 풀어내는 한편 메이저리그의 이야기까지 생생히 전달함으로써 독자를 만족시킨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야구를 좀더 풍족하게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4. 쌍딸 '죽어야 끝나는 야구 환장 라이프'

SNS에 야구 욕을 하다 유명인사가 된 사람이 있다? 이 책은 뛰어난 필력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던 ‘사이버 버스커’ 쌍딸이 출간한 야구 에세이다. 야구 시즌에 딱 맞게 출간돼 야구팬들의 심경을 대변한다.

매번 화를 내고 욕을 하면서도 끊을 수 없는 게 야구라고 한다. 응원하는 팀이 아무리 경기를 못 해도, 연달은 패배에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띵해도 야구팬들은 어김없이 다음 경기를 지켜본다. 이 책의 저자도 그렇다. "정말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이, 당신은 나의 우상입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당신의 팬입니다." 얼핏 봐서는 불평만 늘어놓는 것처럼 보여도 그 이면에는 야구에 대한 깊은 애정이 숨어 있다. 제목처럼 정말 '죽어야 끝나는' 팬심인 셈이다. 

이 책은 '프롤로그: 원만한 야구를 했더라면'으로 시작해 '직관: 돈 주고 화내기', '홈런: 홈런볼은 과학이다' 등으로 이어진다.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과 화려한 글솜씨가 만나 숨길 수 없는 재치를 드러낸다. 야구팬들에게는 진한 공감을, 야구팬 아닌 이들에게는 흥미를 선사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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