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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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가 유행세를 이어가면서 이들 사이에서는 ‘주린이’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된다. 일상과 사회 전반에서 흔히 쓰는 표현이지만 여기에는 아동혐오적 시각이 담겨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주린이'는 '주식'과 '어린이'의 합성어로 주식 투자에 처음 입문한 초심자를 칭한다. 지난해부터 주식투자 인구가 폭증하면서 생겨난 단어로, 요린이(요리+어린이), 부린이(부동산+어린이) 등 특정 분야의 초심자를 ‘-린이’ 라고 부르는 것은 이전부터 있던 현상이지만 일각에서 이런 표현들이 아동을 비하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용을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린이’에는 어린이를 미숙하고 어리숙한 존재로 보는 시각이 깔려 있다. 비전문가나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을 ‘-린이’라고 칭하는 것은 비전문성이나 경험 부족에 의한 서투름을 어린이의 특성으로 투사하고 ‘나이 어린 사람은 어딘가 부족하다’는 편견을 재생산한다는 거다. 이에 관해 한 시민은 ”혐오정서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조롱조가 아닌 경우에도 사용되는 것 같던데 부족한 사람은 어린이와 유사하다는 전제를 깔고 간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국제아동인권센터에서는 공식 SNS에 "우리가 사용하는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린이'라는 말에는 '어린이는 미숙하다' '어린이는 불완전한 존재다'라는 생각이 반영돼 있을지 모른다"며 "'-린이' 대신 '초보'를 사용하는 것이 어떻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반면 이런 표현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공존한다. '-린이'는 애초에 초보자를 비하하려고 만든 단어가 아닌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거다. 실제로 '-린이'에 대한 국제아동인권센터 SNS 댓글 창은 한 때 '특정 분야에 미숙하다는 이유로 ~린이라 부르는 형태를 낮잡아 부른다 생각하는 게 더 인권의식이 낮은거 아닐까', '어린이 자체에 미숙하다는 뜻이 있는데 무슨 소리냐' 등 회의적인 반응으로 채워지기도 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의견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A (28·대전 중구) 씨는 "아동을 비하하려고 만든 말은 아니지 않냐"며 "그런 말을 들어도 혐오라는 생각은 안 든다"고 선을 그었다. 

아동보호단체에서는 '-린이' 와 같은 표현은 어린이를 불완전한 존재, 모자라고 가르쳐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며 아동을 성인과 동등한 인격체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한국지부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표현을 귀엽거나 재미있는 단어라고만 생각한다"며 "간혹 어린이를 배움을 이어가는 존재라 '-린이'를 사용한다는 의견들도 있지만 아동을 권리를 가진 주체로서, 인격체로서 존중하려면 어른들 스스로 그런 표현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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