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례책마을 입구. 이선규 기자 yongdsc@ggilbo.com
삼례책마을 입구. 전우용 기자 

“삼례책마을은 책이 자연과 어우러진 걸작이다. 비록 과거엔 아픔과 함께 혁명의 역사로 기억된 공간이었지만 지금 이 곳을 방문하면 생명의 기운과 함께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마치 책의 고향에 방문한 기분이었다”

일제강점기시대 수탈의 아픔을 간직한 역사의 현장이자 동학농민혁명 봉기의 장소인 삼례가 책마을로 변모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1999년 설립한 영월책박물관이 2013년 완주군 삼례로 이전하면서 대표적인 책박물관(관장 박대헌)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선 매년 두서너 차례의 기획전시를 중심으로 북페스티벌과 학술세미나, 고서대학 등 수십여 차례의 크고 작은 고서 관련 문화행사가 열려 문화생활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자연을 즐기는 동시에 문화를 향유하면서 지친 몸을 힐링하기에 제격이란 얘기다.

 

10만 권 이상의 중고책을 판매중인 삼례책마을. 이선규 기자 yongdsc@newsnbook.com
10만 권 이상의 중고책을 판매중인 삼례책마을. 전우용 기자 
책박물관에서 운영중인 국내 최초 무인서점 '정직한 서점'. 이선규 기자 yongdsc@newsnbook.com
책박물관에서 운영중인 국내 최초 무인서점 '정직한 서점'. 전우용 기자 

삼례책마을은 크게 책박물관, 고서점 호산방, 책마을헌책방, 책마을 북카페, 한국학문헌아카이브, 북 갤러리 등 세 동의 건물로 구성돼 있다. 해당 건물은 일제강점기부터 1950년대 사이에 지어진 양곡창고를 개조해 지어진 것으로 양식창고가 지식의 창고로 새롭게 태어난 결과물이다.
특히나 이목을 끄는 건 무인서점과 함께 헌책 벼룩시장이다.

책박물관에서 운영하는 정직한 서점은 국내 최초 무인서점이며 헌책 벼룩시장에선 누구나 편하게 고서, 헌책, 그림책, 문방구, 장난감 등을 가지고와 사고 팔 수 있는 재활용 플리마켓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선 누구나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책을 보고 즐길 수 있다.

국내 최고, 최대의 헌책방도 삼례책마을이 자랑하는 공간이다. 북하우스 건물 내 삼례헌책방은 책마을 문화센터의 거점공간으로, 약 10만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전국 최고, 최대의 헌책방이기 때문이다.

 

삼례책마을에선 현재 ‘빛과 생명 - 구스타프 클림트 판화전’을 전시중이다. 이선규 기자 yongdsc@newsnbook.com
삼례책마을에선 현재 ‘빛과 생명 - 구스타프 클림트 판화전’을 전시중이다. 전우용 기자
삼례책마을에선  1952년 5월부터 1992년 2월까지 40년 동안 쓴 송광용(1934~2002) 만화일기도 전시중이다. 이선규 기자 yongdsc@newsnbook.com
삼례책마을에선 1952년 5월부터 1992년 2월까지 40년 동안 쓴 송광용(1934~2002) 만화일기도 전시중이다. 전우용 기자

삼례책마을을 방문한 전경민(30) 씨는 “점차 독서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삼례책마을은 책과 관련된 색다른 독서 공간이자 박물관”이라며 “중고책을 쉽게 구경, 구매할 수 있는 데다 무인서점 또한 이색적인 공간으로 살면서 한 번쯤은 방문해야 할 곳”이라고 만족해했다.

임규진(40) 씨는 “사실 점차 나이가 들면서 책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지만 삼례책마을을 방문한 후부터 다시금 꾸준히 독서를 하고 있다”며 “박물관 일부 고곳은 영화나 TV 세트장으로 촬영해도 될 정도로 경관이 우수하며 책과 관련된 역사를 배우고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려 구경하기에 충분했다”고 흡족해했다.

한편, 삼례책마을에선 현재 ‘빛과 생명 - 구스타프 클림트 판화전’을 열어 클림트의 동판화 3점과 석판화 14점을 중심으로 실레의 동판화와 석판화 각각 2점이 전시되어 있다. 구스타프 클림프는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화가로, 1911년 로마의 국제 미술전에 참가, ‘죽음의 삶’으로 최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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