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서점
동네서점에서 만화를 읽는 독자에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지금은 당당하게 서점의 메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때는 학생들의 ‘열공’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나쁜 도서 취급을 받으며 몰래 보는 책으로 여겨졌던 ‘만화책’이 이제는 시대의 트렌드로 이슈의 중심이 되고 있다.

가볍게 읽히지만 그 속에는 철학이 담겨 있고, 때로는 큰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만화를 읽는 독자들의 팬덤 역시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

최근 10년 이상 장기 연재되며 다양한 계층의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두 작품이 화제가 되고 있다.

먼저 12년 만에 완결 소식을 전한 일본 만화 ‘진격의 거인’이 마지막까지 논란을 일으키며 이슈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지난 2009년 9월 연재가 시작된 ‘진격의 거인’ 최종화가 지난 9일 '별책 소년 매거진' 5월호를 통해 공개된 가운데 마지막 화의 내용이 전쟁 범죄를 연상시킨다는 논란이 불거진 것.

인간을 잡아먹는 거인에 대항하는 인류의 대결을 그린 ‘진격의 거인’은 일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판매부수 1억 부를 돌파할 정도로 팬층이 두터운 작품 중 하나다.

또, 만화책 뿐 아니라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마지막 화는 주인공이 악역을 자처해 인류 대부분을 죽였고, 결국 평화가 찾아 온다는 내용이지만 제국주의를 떠올리게 하고 전쟁 범죄를 미화하는 내용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우익 논란'과 일제강점기 육군을 모델로 한 캐릭터 등장 등 끊임없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진격의 거인’은 오는 6월 일본에서 마지막 권이 출판될 예정이며, 국내에는 9~10월경 마지막 권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본 만화 ‘진격의 거인’이 10년 이상 연재를 했지만, 30년의 세월 동안 연재된 국내 작품 앞에서는 ‘고작’이라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다.

1992년 2월 연재를 시작한 만화가 김진 작가의 ‘바람의 나라’가 올해로 30년차를 맞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최장기 연재기록을 세운 ‘바람의 나라’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처음 김 작가의 ‘바람의 나라’를 접한 까까머리 중·고등학생들은 이제 40~50대의 중년이 됐다.

‘바람의 나라’는 만화잡지나 인터넷 만화 사이트 등 연재처가 없어져도 단행본을 이어가든 또다른 연재처를 찾든 쉼 없이 30년을 달려왔다.

30대 ‘바람의 나라’를 연재하기 시작했다는 김 작가 역시 예순을 넘겨 수 많은 팬들은 김 작가와 ‘바람의 나라’를 ‘불사조’에 빚대어 표현하곤 한다.

특히, ‘바람의 나라’는 만화책은 물론, 드라마나 뮤지컬, 게임 등 다른 장르에서도 재창작되는 등 30년의 세월에 걸맞게 다양한 작품으로 재탄생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김 작가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바람의 나라’ 완결 시점을 30주년이 되는 내년으로 보고 있다”고 전해 많은 팬들의 결말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중학생 때 처음 ‘바람의 나라’를 접했더는 오현민씨는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예전에 만화책은 참고서 안에 숨겨서 읽어야하는 불온서적이나 마찬가지였다”며 “‘바람의 나라’는 청소년 시절 잠 못들게 했던 최고의 만화였는데 아직도 연재되고 있다니 감회가 새롭고, 이번 주는 서점에 가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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