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터뷰]다양한 미학적 충돌을 추구하는 이혜경 시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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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터뷰]다양한 미학적 충돌을 추구하는 이혜경 시인을 만나다
  • 송영두 기자
  • 승인 2021.04.11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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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북은 매주 문인들을 만나 그들이 가진 독특한 창작 세계를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소소하면서 진지한 대담 속에서 그들의 눈으로 본 세상을 뉴스앤북이 독자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뉴스앤북과 함께 분야와 지역을 넘어 다양한 책과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문학이 일반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이혜경 시인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시 속에 사람들이 잊고 살았던 것들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생명과 사물들 하나하나에 잔잔한 감동을 넣어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

시대에 맞는 새로운 시의 정신을 찾아 새롭게 갱신해나가려 하는 이 시인의 당당한 포부를 들어본다.

◆ 시와 동행하는 아름다운 삶

이혜경 시인은 어려서부터 글쓰기를 좋아해 초등학생 때 문예·창작반에 들어갔고 각종 백일장에서 수상을 거머쥐며 문학소녀의 꿈은 더욱 커져갔다. 그때부터 이 시인의 문학적 열망은 이미 불타고 있었다.

“문예반 선생님이 저를 각종 백일장 대회에 참가시켰고 덕분에 많은 상을 받게 됐어요. 시간이지나 자연스럽게 국문과에 들어가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인의 길을 걷게 됐죠. 어려서부터 습관적으로 써오던 글을 읽다보면 매번 새롭고 추억의 깊이를 고이 간직하고 있다고 생각해 기쁜 마음입니다”

이 시인은 문학을 공부하며 신뢰하기 시작했고 시라는 장르를 삶의 동반자로 받아들였다. 그는 인생을 함께 걸어갈 아름다운 친구가 있다는 건 행복한 일 아니냐며 맑은 얼굴로 웃음지어 보인다.

“시 창작은 삶의 깊이를 다듬는 수행의 길이자 여생을 윤택하게 만드는 깨달음의 작업이에요. 인생이 만져지는 실체가 아니듯 시 또한 그 실체가 구체적으로 확연히 잡힐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죠. 어떤 시인은 ‘즉각적인 깨달음’이라고 표현했고 문정희 시인은 “시인에게 있어서 시는 건강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시의 매력은 무궁무진하고 인간의 삶을 바라보는 존재와 가치에요. 프랑스 철학자 샤르트르는 종교만이 인간을 구원하는 것이 아닌 문학도 인간을 구원한다고 했죠. 창작을 하거나 작품을 읽으며 사람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삶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합니다“

이혜경 시인
이혜경 시인

◆ 사물과 시를 통해 인생을 되돌아보다

이 시인은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시의 재료를 찾아낸다. 사소한 것들의 작은 목소리가 그의 시가 되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생의 궤도 안에서 욕망을 꿈꾸고 그 속에서 기쁨과 슬픔을 느끼죠. 때론 번뇌를 통해 서서히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저는 이런 삶을 사물을 통해 표현하고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죠. 그것들이 어떨 땐 한, 다른 때는 인내가 되는 것을 시로 되살립니다. 예를 들어 제 시 중에 ‘고장난 자전거’란 작품이 있는데 더 이상 달리지 않아도 되고 사람들의 무게를 견뎌내지 않아도 되는 자전거의 상황을 묘사했어요. 늘 긴장하고 살아야 하는 현대인의 생활을 고장난 자전거에 투영해 삶의 뒤안길 되돌아보는 기회를 마련했죠”

이어 자신의 시적 특징에 대해 “이렇듯 모든 존재에는 사연이 있고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져 함께 공존해요. 제 시엔 사물에 대한 다양한 인식과 그것들이 내는 소리에 집중하는 특별함이 있습니다”라고 힘줘 말한다.

고장 난 자전거 - 이혜경

나는 비로소

달리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누리고 있다

나를 목 놓아 그리던 무게도 촉감도

지나간 기억 속에 꿈틀거릴 뿐

피곤해도 쉴 수 없던 내 다리

비로소 자유로운 차디찬 인내력

날카로운 시간, 온몸에 새기며

줄타기하던 나의 이력은

아파트 담장에 빼곡히 진열된다.

(중략)

등줄기를 타고 출렁이는 고독의 물결

새로운 자유가 선택되는 순간이다

기울어지는 노을의 화려함 속으로

푸른 생을 적시는

다리 하나 부러진 내 육체

아직 마침표를 찍지 않은 시간이다.

◆ 시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도모하다

그는 사회와 독자의 인식 변화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게 현대 문학이 맞닥뜨린 과제라고 말하며 그 예시로 시낭송을 언급했다.

“그동안 시가 노래로 만들어져 널리 알려진 경우가 많은데 시낭송이 활성화 되는 현상은 아주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모든 예술은 음악의 상태를 동경한다는 게 영국 평론가 월터 페이터의 설명이에요. 저도 이 말에 격하게 공감하고 있죠. 시가 음악과 융화돼 대중과 친해진다면 시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다양한 장르, 컨텐츠에 시가 활용된다면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문학을 접할 수 있고 관심도가 폭발적으로 높아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시는 영원히 남을 자산입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작품 활동 계획에 대해 “그동안 저는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물질에 대한 집착으로 시에 대한 집중 보다는 일에 열중했어요. 앞으로 스스로 반성의 채찍질을 가하며 작품창작에 매진할 예정이죠. 제 시를 통해 깊은 감동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앞으로 시에 대해 연구하고 내년에 더 좋은 작품으로 독자들을 찾아갈 예정입니다"라고 당찬 목소리로 설명한다.

이혜경 시인은?

이혜경 시인은 지난 1970년 대전에서 출생, 한남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2008년 계간 '문예연구'에 시 '오래된 숲' 외 4편으로 등단했으며 그의 저서로는 공저 '시창작의 이해와 실제', '시창작에 '생으로 뜨는 시', 시집 '풍경이 다시 분주해진다' 등이 있다.

현재 이 시인은 (사)숲힐링문화협회 대전 본부장을 맡고 있고 한남대학교 겸임교수, 대전문학관 팀장, 시와정신 편집차장, 한국문인협회 대전광역시지회 사무국장, 민주평화통일협의회 문화예술 분과위원장 역임한 바 있다.

송영두 기자 duden1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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