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 방영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역사왜곡이라는 이유로 인해 이미 방영된 가운데 일각에선 다시금 방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4일 방송계에 따르면 SBS 판타지사극 ‘조선구마사’는 지난달 22일 첫 방송을 내보냈고 그 주가 채 지나기도 전인 26일 폐지가 결정됐다. 겨우 단 5일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첫 방송 내용을 두고 역사왜곡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면서다.

다만 방영을 이어가야한다는 목소리 또한 존재한다. 대전 시민 김준연(33) 씨는 “해당 드라마가 중국의 신동북공정을 받아들여 역사를 왜곡한다는 데에 집중돼 있다”면서도 “이른바 신동북공정이라는 것이 얼마나 실체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어 “방송이 취소된 조선구마사 대한 융단폭격의 원동력은 신동북공정의 역사 왜곡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라면서도 “신동북공정이라는 것이 진짜 존재하기는 하는 건지, 실체도 불분명한 대상에 대해 과도하게 흥분하고 있는 건 아닌지 차분하게 따져보는 게 순서라고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세종 시민 김철웅 씨도 “이른바 신동북공정에 대해 우리 정부가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서 “신동북공정이라는 색안경을 벗고 역사왜곡이라고 비난받는 조선구마사 속 문제의 장면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충녕(훗날 세종)이 아버지 태종의 명을 받고 서역에서 온 구마사제를 마중하러 저 멀리 중국 접경지역까지 갔는데, 멸망한 고려 출신으로 조선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구마사제의 통역사 마르코는 불손한 태도로 충녕에게 기생집 접대를 요구한다”며 “조선의 왕자로서 불쾌할 만도 한 상황이지만 충녕은 개의치 않고 근처 기생집으로 손님을 모시고 가며 중국 접경지역에서 급조된 접대장소가 중국풍 기생집이고 월병과 피단 등 문제의 중국 음식이 나온다”라고 설명헀다. 김 씨는 “저는 이 장면에서 나라와 백성을 위해서라면 왕자의 권위 따위는 기꺼이 내려놓을 줄 아는 충녕의 소탈하고 합리주의적인 자세를 읽었다”며 “이 장면을 두고 조선의 왕자가 외국 손님에게 중국 음식을 접대했으니 역사왜곡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정말 이 드라마를 보고 비난을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드라마에서 다룬 역사적 내용에 대한 실체 여부 파익아 먼저라는 주장이다.

지역 문화계에서도 이번 드라마 방영 취소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 문화계 한 관계자는 “신동북공정이란 색안경을 쓴 사람들은 드라마 제작진에게 친중 매국노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며 “이 드라마를 연출한 신경수 감독의 과거 작품을 검색해봤는데, 가장 최근 작품은 동학농민운동을 다룬 작품이었고, 2015년엔 고려의 멸망과 조선의 건국을 다룬 작품을, 2011년엔 세종의 한글 창제를 다룬 작품을 연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작품을 연출한 감독이 갑자기 친중 매국노로 변절했다는 건 말이 안된다”라고 일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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