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적 개그감각 대명사 김삼 작가 하늘로 곳곳 애도 물결
'만화적 개그감각' 김삼 작가 하늘로…곳곳 애도 물결(사진=한국만화영상진흥원)

 

만화 '소년007', '강가딘' 등으로 알려진 김삼(본명 이정래) 작가가 지난 13일 향년 80세로 별세했다.

1941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5년 '소년 동아일보'에서 ‘소년 007’을 연재하며 독자들의 큰 인기를 끌면서 유명해졌다. 또한 1976년 '소년생활'에 영리하고 사랑스런 검은색 개를 의인화한 ‘강가딘’을 연재하며 명랑모험만화로 상식을 뛰어넘는 걸작이란 평가를 받았다. 강가딘은 1976년 어린이잡지 ‘소년생활’에서 연재가 시작됐는데 사람보다 뛰어난 지능을 지닌 검정개 이야기다. “내 어쩌다가 개로 태어나 이런 꼴로 사는고? 인간으로 태어났더라면 벌써 교수나 판검사가 됐을 텐데…”라고 한탄할 정도인데 비행접시를 타고 온 우주소년을 만나거나 어리지만 착한 귀신을 괴롭히는 나쁜 귀신을 물리치는 등 지구와 우주, 정신세계를 넘나드는 모험을 펼친다. 여러모로 당시까지 동물만화 상식을 뛰어넘은 작품이었다. 어딘지 모를 초현실적인 분위기와 함께 전위적 색채가 더해졌다. 고인이 한 시대를 앞선 ‘만화적 개그감각’을 가진 작가로 평가받는 이유다.

한 시대를 앞선 ‘만화적 개그감각’을 가진 작가. 그래서 그의 1970~80년대 만화는 지금 보아도 알토란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1980년대 후반에는 ‘대물’, ‘이창’, ‘야행’ 등 성인만화를 그렸다. 성인물이지만 만화적 기지가 돋보이며 한시대를 풍미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는 우수만화 복간사업인 한국만화걸작선 사업을 통해 2009년 ‘우주에서 온 소년 007’, 2010년에는 명작리메이크사업과 디지털화사업으로 ‘강가딘’ 등 꾸준한 협업 사업을 진행했다.

김삼 작가의 별세에 만화팬들의 애도도 이어지고 있다. 차민혁 씨는 "박기당, 김종래, 김성환, 김삼, 방영진 등 만화가들은 지금도 불모지인 우리나라 만화계에 큰 획을 그으신 분들"이라며 "특히 김삼 만화가의 강가딘, 007은 어린시절 너무나도 재밌게 봤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안타까워 했다. 

성진우 씨도 "성인만화도 그리긴 했지만 김삼 선생님의 만화는 순수하고 동심 그 자체였다"며 "가슴 속에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겠다"고 애도했다. 

김 작가 유족은 따로 부고를 내지 않는 대신 고인의 만화 원화와 수첩 등 관련 유품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기증했다. 진흥원은 고인의 유품을 한국만화박물관 수장고에 보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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