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기를 좋아하는 여성, 아니 이기기를 좋아하는 여성. 체공녀 강주룡이다.

책 한 권을 통해 여러 감정이 스쳐 지나간다.

당시 남성우월주의에 대한 분노와 안타까움, 여성 연대에 대한 감동..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주인공 강주룡을 향한 형언할 수 없는 존경심이 물 밀 듯 밀려온다.

다섯 살 연하 전빈과 혼례을 치른 후 그를 따라 독립군 부대에 들어가게 되며, 다시 가족을 따라 간도, 사리원으로 거처를 옮기며, 가족을 떠나 평양에서 고무 공장 일을 하기까지 강주룡의 인생은 굴곡이 많다.

그녀는 평양에서 난생 처음 자기가 고른 일을 한다. 시집을 가래서 가는, 남편이 독립군 한대서 따라가는, 남편이 죽는 것이 자기 죄가 되어 옥에 갇히는 그런 행위가 아닌…

강주룡은 더 나은 노동 환경을 위해 고무 공장 파업을 주도하며 우리나라 최초로 고공 농성을 벌인다.

“여직공은 하찮구 모단 껄은 귀한 것이 아이라는 것. 다 같은 사람이라는 것. 고무공이 모단 껄 꿈을 꾸든 말든, 관리자가 그따우로 날 대해서는 아니 되얐다는 것.”(180p)

일제강점기의 부당함을 인지하고 나아가 그러한 사회의 문제를 깨고 나오기 위해 제 몸 사리지 않고 투쟁했던 강주룡의 모습에서 오늘날 우리가 가져야 할 소신과 태도를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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