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9일 국립대전현충원에 매화가 하얀 꽃망울 터트려 눈부신 광경이 연출되자 나들이 나온 한 가족이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담고 있다. 전우용 기자
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9일 국립대전현충원에 매화가 하얀 꽃망울 터트려 눈부신 광경이 연출되자 나들이 나온 한 가족이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담고 있다. 전우용 기자
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9일 국립대전현충원에 매화가 하얀 꽃망울 터트려 눈부신 광경이 연출되자 나들이 나온 한 가족이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담고 있다. 전우용 기자
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9일 국립대전현충원에 매화가 하얀 꽃망울 터트려 눈부신 광경이 연출되자 나들이 나온 한 가족이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담고 있다. 전우용 기자
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9일 국립대전현충원에 매화가 하얀 꽃망울 터트려 눈부신 광경이 연출되자 나들이 나온 한 가족이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담고 있다. 전우용 기자
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9일 국립대전현충원에 매화가 하얀 꽃망울 터트려 눈부신 광경이 연출되자 나들이 나온 한 가족이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담고 있다. 전우용 기자

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9일 국립대전현충원에 매화가 하얀 꽃망울 터트려 눈부신 광경이 연출되자 나들이 나온 한 가족이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담고 있다. 

꽃이 피는 순간. 
                 이사벨라 / 대전문인총연합회 회원 

두렵다. 캄캄한 밤이다. 이 날을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던가.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끊임없이 두려움을 물리쳐야 했다. 행여 돌뿌리에 채여 길을 잃을까봐 조용히 뿌리를 뻗었다. 눈발 날리고 거센 바람 몰아쳐도 힘껏 팔을 내밀었다. 어느 하루 마음 편한 날은 없었다. 

  마침내 내일 세상에 얼굴을 내민다. 사실 얼굴 내미는 게 중요한 건 아니다. 하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이다. 얼굴을 보여야 바람에 달콤한 향기를 보낼 수 있다. 향기를 맡고 벌 나비가 찾아와야 나의 생존 여부가 결정된다. 살아남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두려운 마음을 누르고 마지막 준비를 한다.

  최대한 환하게 웃고 비장의 무기인 향기를 남김없이 쏟아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태고적부터 해 온 일이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갖은 힘을 다했다. 뭇 짐승들에게 먹혀 오랜 수고가 물거품이 될까봐 숨도 크게 쉬지 않았다. 조용히 굳은 땅을 비집고 들어가 자리 잡았다. 

  용케 자리 잡아도 안심할 수는 없었다. 척박한 곳에선 말라버리고 습한 곳이면 썩어버리니 말이다. 누군지 모르지만 나를 만든 이는 대단히 고약한 심보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생명체로 만들지 않고 옴짝달싹 못하게 이중 삼중의 결계를 쳤으니 말이다.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난 어떤 환경에도 살아남아 반드시 피고야 마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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