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터뷰]‘문단사 기술(記述)을 위한 역사적인 첫 걸음 ’문단실록‘’ 이광복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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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터뷰]‘문단사 기술(記述)을 위한 역사적인 첫 걸음 ’문단실록‘’ 이광복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을 만나다
  • 송영두 기자
  • 승인 2021.02.2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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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북은 매주 문인들을 만나 그들이 가진 독특한 창작 세계를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소소하면서 진지한 대담 속에서 그들의 눈으로 본 세상을 뉴스앤북이 독자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뉴스앤북과 함께 분야와 지역을 넘어 다양한 책과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이광복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이광복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문학이 코로나19를 이길 순 있어도, 코로나19는 문학을 이길 수 없다“

뉴스앤북이 만난 이광복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은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단체와 회원들을 위한 순수한 열정을 불태운다.

그는 이사장으로서 자신이 내세운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한시도 허투루 쓰지 않으며 우직하게 문협 발전을 도모한다.

특히 이 이사장은 협회 60주년을 맞은 올해 총체적인 문단사 기술(記述)을 목적으로 신속한 예산확보, 문단실록간행위원회를 구성해 번듯한 ‘문단실록’ 간행에 성공했다.

현 문단 인사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긴 소회와 그가 그려갈 문협의 새로운 미래 속으로 들어가 보자.

Q. 협회 창립 60주년을 맞아 ‘문단실록’을 출간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A. 우리협회는 지난 1961년 12월 탄생했습니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이해 특별기획의 일환으로 ‘문단실록’ 발간 계획을 수립했지요. 문인들의 등단 과정부터 창작활동 중 겪은 여러 문인과의 교류 또는 직접 체험한 중요한 일화들을 모아 우리 문단의 역사를 엮어낸 것이죠. 미래에 함께 이 길을 걸어갈 후학들에게 문단의 역사를 알려주고 더 발전된 우리 문학의 결실을 이루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참으로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지요.

Q. 이사장님은 ‘문단실록’ 간행을 어떤 형식으로 준비하고 구성하셨나요?

A. 180명의 문인들에게 원고청탁을 했고, 협회 원로, 중진들이 글을 써줬어요. 예측대로 각기 다양한 목소리를 내줬죠. 현 사회에 문단 이면사는 있지만 우리나라 문단을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문단사가 없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누군가는 한국 문단의 기수를 할 터인데 조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관련 자료들을 수집,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는 취지로 ‘문단실록’을 펴냈어요. 즉 문단 전체를 아우르는 문단통사(文壇痛史)를 집성한 것이죠.

한국문인협회 제 60주년 특집의 일환 '문단실록'
한국문인협회 제 60주년 특집의 일환 '문단실록'

Q. ‘문단실록’에 대해 문협 역사에 세우는 또 하나의 금자탑이란 표현을 사용하셨는데, 출간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있다면?

A. ‘문단실록’ 한국 문학단체가 발행한 최초의 기획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올해 12월이 돼야 60주년을 맞이하는 것인데 그에 앞서 몇 가지 계획을 수립해놨죠. 대표적인 기관지 월간문학, 계간지 한국문학인을 통해 창립 60주년 특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조금 잠잠해진다면 협회 심포지엄도 개최할 예정이에요. 문단실록은 그 선두격인 셈이죠. 사실 이 책이 나오기 전까지 많은 고심을 했습니다. 항상 마음 속 으로 ‘책이 잘 나와야 할 텐데...’라며 걱정했죠. 책이 나왔을 때 밤새도록 검수의 과정을 거쳤고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회원들도 저와 같은 생각이길 바라죠.

Q. 문단실록 출간을 통해 ‘한국 문단’에 어떤 이야기를 남기고 싶었나요?

A. 후대에 문단의 이야기를 기록하려면 자료가 필요할 것이고 ‘문단실록’이 그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문단실록이 10권까지 이어진다면 한국 문단에 방대한 사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문학을 연구한다고 하는 학자들이 이 책을 읽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Q. 이사장은 문인들과는 다른 주제로 집필에 참여하셨는데요?

A. 저는 협회의 역사, 역대 이사장단을 정리, 설명했어요 제 사적인 이야기를 쓰는 것은 이사장으로서의 도리가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죠.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뼈대를 하나 세워놓은 셈입니다. 후대에 근간에 될 수 있을 것이고, 문인협회의 역사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일목요연(一目瞭然)하게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Q. 문단실록을 집필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있다면?

A. 제가 문인협회의 일을 오래 봐오면서 ‘우리 협회가 해야 할 일이 한국문인협회사를 편찬하는 것이 시급하다’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이사장이란 위치에서도 항상 고민하고 걱정했지만. 어떻게 해도 우리 인력, 예산으론 감당이 안됐죠. 자료를 수집하며 글을 쓰기에도 제 임기가 너무 짧았습니다. 그러던 중 약 7000만 원의 지원금을 확보하기 위해 문학예술저작권협회의 사업에 공모를 신청했어요. 결국 ‘문단실록’이 선택받았고 큰 지원을 해준 저작권협회에 대한 감사함이 너무 큽니다. 문단실록의 역사가 계속되길 바란다는 욕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죠.

Q. ‘문단실록의 역사가 계속되길 바란다’는 것은 1, 2권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건가요?

A. 문인협회 현직 이사장으로서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생각할 정도로 너무 흡족한 결과물이 나와 기쁘고 보람찬 마음입니다. 문단실록 1, 2권은 협회 이사들을 중심으로 집필했어요. 이어진 3, 4권에서는 지금 모시지 못한 문인들의 이야기를 담아낼 예정이죠. ‘안 된다’란 생각보단 된다, 부정을 긍정, 절망을 희망, 슬픔을 기쁨으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순탄하게 후속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란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Q. 지난 2019년 취임 당시 ‘예산 확보를 통해 문인협회에 위상을 높일 것’이란 공약을 가장 큰 목표로 세웠는데, 그것을 이뤄낸 셈이네요.

A. 예산을 조금이라도 절감해서 회원들에게 조금의 실익을 주는 것이 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협의 정통성·대표성 강화, 평생교육원과 각종 위원회 활성화 등 총 열가지 입후보 공약 중 전자 웹진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지만 나머지는 대부분 성사 시켰다고 생각합니다. 회원들의 도움 없이는 이룩하지 못했을 과업들이었고, 균등한 지면 발표 기회 또는 문학상 추천권 등 회원을 잘 모시는 이사장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코로나19로 인한 문인들의 ‘문단실록’ 집필 참여엔 문제점이 없었나요?

A. 지난해 코로나19가 우리 인류 사회를 습격해왔습니다. 젊은이들이 흔히 쓰는 말로 ‘멘붕’을 겪으며 삶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기 시작했죠. 독서, 문화, 출판이 불가분의 관계인 것처럼 협회도 큰 피해를 겪었습니다. 마로니에 백일장, 해외한국문학 심포지엄, 광화문 수요낭독 등 많은 행사가 줄줄이 취소 됐습니다. 참 안타까운 마음이었죠. 하지만 지난해 강원도 인제 만해마을에서 개최한 심포지엄은 신의 한수였어요.

Q. 심포지엄이 ‘신의 한수’가 됐다고요?

A. 당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고 큰 태풍이 온다는 소식을 접해 매우 절망적인 상황이었어요. 행사를 강행해야 될지, 취소해야 할지를 고심하며 밤에는 잠도 이루지 못했죠. 하지만 ‘제가 흔들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 강연을 개최하는 방향으로 밀어붙였습니다. 출발 당시에는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비가 쏟아져 내심 걱정을 했어요. 하지만 행사 장소에 도착하자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고 파란 하늘이 저희를 맞이해줬죠. 지금 이 자리에서 여러 기적을 이뤄내며 지금까지 왔는데 이것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습니다. 많이 조심스러운 상황이죠.

Q. 기적이라기 보단 대표의 자리에서 보여준 리더십, 용기가 기반이 된 것 같습니다.

A. 어떻게 보면 ‘요행수’라고 말할 수 있는 거지요. 단체의 위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협회의 정책방향과 추진사업들은 근본적으로 1만 5000명 회원들이 함께 하기 때문이었죠. 저만의 업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Q. 2021년 신축년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으로서 단체가 나아갈 방향과 비전이 있다면?

A. 코로나19 시국에 우리 문인들이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해야할지 항상 고민하고 있어요. 정부가 방역수칙을 강화, 완화하기 전 문인들이 먼저 계도(啓導)해야 합니다. 우리가 솔선수범해서 먼저 보여줘야 해요. 연극, 영화, 국악, 무용 협회들은 공연 예술이라면 대면이 필수적이죠. 그런 예술에 비해 태생적으로 문학은 ‘비대면 예술’입니다. 작가와 독자가 만날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문인들이 이것을 기회로 생각하고, 위기가 왔으면 더 노력해서 반전의 드라마를 연출해야 될 것 아닙니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창작에 열중하고 있고 코로나19가 지나가면 좋은 작품이 많이 쏟아질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지로 이 어려운 시국을 잘 헤쳐 나가길 바랍니다.

일반 독자들은 이런 때일수록 외출을 자제하고 책을 좀 많이 읽길 바라고 있습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정신세계가 풍요로워지고, 지식의 축적,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인생을 반추 해볼 수 있어요. 코로나19라고 해서 실의에 빠지고 좌절에 빠질 필요는 없죠. 저도 평소에 미처 읽지 못했던 주변 문인들의 작품을 읽어보고 있어요.

Q. 그렇게 타인의 작품을 접하다보면, 이사장 이광복이 아닌 소설가 이광복으로서 작품 활동 욕심은 없나요?

A. 문인협회 이사장이란 전국 각지의 일을 돌봐야 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그리고 지회, 지부에서 나오는 문학지가 발간될 때마다 축사를 써야하죠. 또 다른 단체에서도 격려사 요청이 들어오면 지문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때문에 임기 중에는 사실상 제 작품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은 상태입니다. 저는 4년 단임이란 것이 뜻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해요. 다시 이사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임기 중 전력투구(全力投球)해 ‘이 아무개 덕분에 문협이 좋았다’, ‘그가 임기 중에 그야말로 최선을 다했다’란 평가를 받아야하지 않겠습니까? 회원들을 위해 분골쇄신(粉骨碎身 )하는 것이 유일한 보답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약간은 아쉽지만 창작에 대한 생각은 접고 협회에 온 힘을 다할 예정이죠. 제 작품을 쓰기보단 협회에 더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는 것이 저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Q. 이사장님께서 평소 고향에 대한 애향심이 깊다고 들었습니다.

A. 제가 충청권 최초로 한국 문인협회 이사장이 됐습니다. 문인협회 60년 역사상 충청권에서는 한 번도 이사장이 배출된 바 없어요.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죠. 제가 충남 부여에서 나고 자라면서 참 오랜 시간을 그곳에서 보냈습니다. 때문에 부여, 논산에는 제 연고가 참 많이 남아있고, 임기 중 고향의 문학인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2021년 문인협회가 6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올해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A. 문인협회 창립 60주년이 되는 해를 영광스럽게 만들고 싶습니다. 이 영광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창립 60주년을 기념하는 몇몇 행사들을 공표할 순 없지만 금년 최대의 이슈인 6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하고 싶어요. 2021년에 주어진 저의 과업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문인협회 회원들에게 전해주실 말씀이 있나요?

A. 저는 우리 회원님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이 세상에는 무수한 직업들이 있지만 권력, 돈도 아니고 그렇게 크게 빛나지 않는 문학을 택해 좋은 작품을 위해 불철주야로 일하고, 오직 작품 한 편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회원님들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종종 출근길에 지하철을 이용하며 역사 내 게시돼 있는 회원들의 작품을 보면 정말 반갑습니다. 그들의 작품이 고단하게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큰 위안이 되리라 믿습니다. 그런 것들이 우리 문학인들이 하는 일이고 소설가들이 좋은 소설, 수필가들은 좋은 수필, 아동 문학가들이 좋은 동시, 동화, 시조시인들은 우리 문화의 전통 문학 양식인 시조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단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런 회원들의 면면들이 참으로 고맙죠. 여러 분야에서 봉사하는 이웃들, 시민, 국민, 인류에게 좋은 작품으로 이바지하겠다는 각오로 회원들에게 참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사회가 문학에 대해 너무 홀대합니다. 눈으로 보이는 것은 그 자체가 참 화려하지요. 예를 들어 불꽃놀이가 참 아름답지만 가슴 속에 오래남지는 않아요. 결국 소멸되죠. 반면 문학 작품을 요란한 것이 없어요. 읽으면서 받아들이고 느끼고, 감화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정서를 순화시키고 교양과 지식을 키우고 자기 인생을 돌아보며 성찰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 기업에서도 문학에 대한 투자가 참 소극적이죠.

때문에 제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기업이 바로 ‘동서식품’입니다. 동서식품은 문인협회와 동서문학상을 공모하고 있습니다. 문학을 위해 이렇게 투자해주는 기업이 얼마나 고맙습니까. 동서식품이 재벌기업은 아니지만 문학의 발전에 아낌없는 지원을해주고 있어 고맙기 이를 데 없습니다. 훌륭한 문인들을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는 그들의 행보에 몸 둘 바를 모를 지경입니다. 감사합니다.

◆ 소설가 프로필

이광복 소설가는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논산대건고를 졸업했다.

이 소설가는 1977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저서로는 장편소설 '풍랑의 도시', '목신의 마을', '폭설', '삼국지'(전8권), '불멸의 혼- 계백', '황금의 후예' 등 다수가 있다.

제7회 동포문학상, 제20회 한국소설문학상, 제14회 조연현문학상, 제28회 PEN문학상, 제14회 들소리문학상 대상, 익재문학상, 대통령 표창 등을 수상한 바 있다.

1975년 ‘월간문학’ 기자로 한국문인협회와 인연을 맺은 이광복 이사장은 1992년 협회 이사를 시작으로 소설분과회장, 부이사장, 상임이사를 거쳐 지난 2월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송영두 기자와 이광복 한국문협 이사장
이광복 한국문협 이사장과 송영두 기자

 

송영두 기자 duden1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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