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내용 완벽한 '홍길동전' 원간본 첫 발굴(사진=한국어문교육연구회)
전체 내용 완벽한 '홍길동전' 원간본 첫 발굴(사진=한국어문교육연구회)

 

전체 내용이 완벽하게 갖춰진 완판 '홍길동전'의 원간본(초간본) 2종이 처음으로 발굴됐다.

홍길동전은 서울에서 인쇄된 경판본(京板本)을 비롯해 안성판본(安城板本), 완판본(完板本), 필사본 등 네 종류가 있는데, 완판본은 전북 전주에서 간행된 책을 말한다. 원간본(原刊本)은 여러 차례 출간된 책 중 맨 처음 간행된 것이다.

유춘동 강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에 따르면 이 완간본은 인천과 강릉에 거주하는 개인들이 원간본 36장본과 35장본을 각각 소유했다.

원간본은 조선시대 전주의 대표 출판사였던 완서와 완산 두 곳에서 펴낸 것이라고 유 교수는 설명했다.

고전소설의 출판본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전주에서 출판된 판본인 완판, 서울에서 출판된 경판, 안성에서 나온 안성판 등이다.

이중 경판은 세 판본 중 상업적 성격이 강해 분량이 짧은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묘사도 간략하고 문장도 간단하다. 주로 여성 독자 중심이었다고 한다.

완판은 경판에 비해 내용이 풍부하고, 독자층도 중인, 서리 계층이 중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교수에 따르면 완판 '홍길동전'은 1857년 완서 방각소에서 전체 36장본의 형태로 처음 출간됐다. 이 책이 인기를 얻자 1860년쯤 경쟁업체였던 완산에서 전체 35장본으로 '홍길동전'을 출간했다.

유 교수는 "완서에서 처음 간행한 한글 방각본 소설인 '조웅전'과 '장풍운전'을 보면 서체나 판형이 36장본과 동일한데, 조웅전에 '丁巳孟秋開板'(정사맹추개판, '정사년 초가을에 처음 출판하다'란 뜻)이란 간기(刊記, 출판 시기 및 장소·간행자를 적은 부분)가 있어 이를 토대로 홍길동전이 1857년에 간행된 것으로 추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35장본도 동일한 필체와 판본의 조웅전이 1860년 완산에서 간행돼 같은 해 출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 교수는 "이전에도 36장본과 35장본이 발굴된 적이 있으나 완전한 상태로 확인된 자료가 없었고, 간행 시기도 분명치 않아 연구가 답보 상태였다"면서 "이번 발굴 자료가 앞으로 당시 도서 시장, 출판사 간의 경쟁, 각 지역에서 간행된 방각본들의 관계 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 발굴된 '홍길동전'에 관한 내용은 20일 한국어문교육연구회가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으로 진행하는 제230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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