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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시인
이영숙 시인

2021년 1월의 끝자락 뉴스앤북이 이영숙 시인을 만났다.

이 시인의 설득력 있는 목소리는 단어 하나하나가 실감나게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감성을 파헤친다는 시(詩), 그는 그런 시와 여생을 함께하고 있다.

수편의 글보다 한 사람의 가슴에 일평생 새겨지는 시를 쓰고 싶다는 이영숙 시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Q.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A. 안녕하세요, 저는 이영숙 시인입니다. 금융기관 5년여, 공직자로 28년여 세월들에 젊은 날을 드렸어요. 그 세월 속에는 저의 꿈을 이루게 한 시간들도 스며들어 있죠.

Q. 평소 시에 대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저에게 있어 시는 일상이며 인생입니다. 계절의 알람, 바람의 숨결, 푸른 하늘의 살결,   태양의 열정, 만월의 너그러움, 소리 없이 흐르는 별빛, 가을 들판의 풍요, 소복이 눈 쌓인  논두렁, 먼 겨울산 등, 이런 풍광에도 저는 가슴이 막 설레요. 이럴 때 시를 쓰지요. 특히   숭례문 화재사건, 가족 동반 극단적 선택 등, 슬픈 소식들이 전해질 때는 반드시 시를 쓰죠. 제 시를 통해서 “누군가의 아픔이 위로가 된다면, 누군가를 용서할 수 있는 용기를 부추긴다면, 꿈과 희망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면 참 좋겠다”란 기대를 가지면서요.

Q. 시인님께서 문학을 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멋지고 샤프한 20대 중반의 남자 선생님이 저희 학교로 부임하셨어요. 그때 우리 학교는 특별활동부를 운영하였는데, 그 선생님이 문예부를 담당한다는 소문을 듣고 무작정 그 문예부에 들어갔죠. 선생님을 자주 보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입니다.  당시 제 눈에는 그 선생님 콩깍지로 가득했어요. 그런 계기가 저를 문학소녀로 만들었어요. 중·고등학교에 가서도 수업이 끝나면 도서관으로 달려가 문학전집을 읽고시를 외우기도 했죠.

Q. 시인님에게 시가 다가오는 특별한 시점이 있다면?

A. 모든 예술이 우리들 인생 속에 스며들어 있듯이 시도 마찬가지에요. 가끔씩 사람들이    ‘시’가 무엇입니까?라고 물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저는 미국의 서정시인 에밀리 디킨슨이  이웃집 꼬마와 나눈 대화 내용을 말해주며 시를 이해시킵니다. ‘어느날 에밀리의 이웃집 꼬마는 에밀리의 무릎 위에 놓인 종이를 내려다보며 "그게 시예요?"라고 물었습니다. 에밀리는 “아니, 시는 바로 너란다. 이건 시가 되려고 애쓰고 있을 뿐이야."라고 대답해요’.  이처럼 에밀리도 시가 우리들 삶속에 스며있고 우리들 인생에 동반된다는 것을 깨닫게 했지요. 저도 저에게 시가 다가오는 특별한 시점은 아침에 눈을 뜨고 잠들기까지의 모든 시간들, 제 삶 자체라 여깁니다.

Q. 시인님은 시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나요?

A. 인간의 삶은 상처투성이에요. 그 상처는 타인에 의해서, 또는 본인 스스로가 만들기도 하겠죠. 행복을 느끼는 순간보다 자신들의 인생이 불행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인생은 ‘그런 것이 아니다’란 것을 시를 통해서 느끼게 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싶습니다. 사람은 개인의 성향에 따라서 저마다의 모양을 가지고 있어요.

Q. 시인님은 어떤 모양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저는 ‘저의 모습이 이렇고 저렇고라고 어떤 모양’으로 특정 짓지는 못하지만 흰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백합, 수국, 백목련 등 흰 꽃을 보면 왠지 저 스스로 정화  되는 느낌이 들어 상쾌해집니다. 그래서 그런 꽃의 모습을 닮고 싶고 동경합니다. 흰 꽃은  볼 수록 순결하고 정숙하고 정화되는 느낌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스스로 정화  되길 바라는 마음이 은연중 있다고 생각해요.

Q. 시집을 엮으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있다면?

A. 바로 삼라만상(森羅萬象)의 깨달음이에요. 자연과 인간의 화합, 인간과 인간의 공존을 이해하고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죠. 이것을 돕는 것이 시인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고명수 시인님의 말씀처럼 “우리가 잃어버렸던 생활과 정신의 자유를 되찾아 준다”라는 시인의  의무 말입니다. 아울러 우리의 삶은 누군가의 노력, 봉사, 희생이 무수히 녹아들어 있다는 것을 문학의 꽃인 시로서 이해시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생계와 시 쓰기를 병행하는 부분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A. 저는 일상 속에서 갑자기 영감이 떠오릅니다. 그럴 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메모를 해요. 시를 쓰겠다고 생각하며 별도의 시간을 내거나 계획하지 않았죠. 그렇기 때문에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Q. 앞으로의 작품 활동 계획이 있다면?

A. 그동안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다양한 삶의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러한 경험들은 여러 가지 많은 생각 들을 하게 하더군요. 이러한 바탕으로 수필도 써볼 예정이죠. 여행을 하면서 기행문도 쓰고 영화감상문도 쓸 계획입니다. 시간과 건강이 허락해주길 바라면서요. 그동안 시와 수필, 기행문 등, 쓰다가 만 글들이 저의 서재에서 노숙하고 있습니다. 이 글들 에게 집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수필집, 기행문집, 감상문집을요. 많은 사람들이 소원하고   희망하는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됐으면 좋겠습니다.

Q. 이외에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A. 저는 사람들이 진정한 눈물을 흘려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눈물은 분하고 슬플 때만  흘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진정한 눈물 속에는 용서, 사랑, 용기, 다짐, 감사, 겸손, 기쁨이 녹아있습니다. 특히 눈물은 긴 여운을 남기기도 해요. 즉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죠. 또한  스스로의 인생을 성장시키는데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할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의 울림을 줄 수 있는 시를 쓰는 시인이 많아졌으면 참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감사합니다.

시인 프로필

이영숙 시인은 집안 사정으로 인해 대학을 포기했지만 불혹의 나이에 대학공부를 시작했다.

그럼에도 이 시인의 학구열은 식을 줄 몰랐다. 18년이란 세월동안 주경야독 결과, 석·박사  학위의 영예를 안았다.

그의 저서는 시집 '비오는 날에는 커피 향이 더 좋다'(2013.10. 문경출판사)와 수필집 '아직도 세상은 아름답다'가 있다.

또한 석사논문 '형사절차상 범죄피해자 보호 방안', 박사 논문 '시를 통한 효문화 진흥 및   인성함양에 관한 연구'가 있다.

이러한 결과물은 그에게 효 인성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군부대 및 경찰청,  초중고, 주민센터 등을 다니며 효·인성 특강을 해오고 있다.

또한 효문화 세미나에도 참여하여 이 시대에 실천해야 하는 효는 감사· 겸손· 존중· 질서, 이웃사랑, 환경사랑 등, 작은 것부터 나 먼저 실천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코로나 19로 새로운 문화로 변화되는 변곡점에서  도태되지 않고 새로운 문화에 잘 적응하는 길이라 하였다.

현재 이영숙 시인은 꿈나무 지킴이 자원봉사를 이어가며 대전펜문학 회원으로서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송영두 기자와 이 시인
송영두 기자와 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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