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터뷰] "한국 사회에 건강한 독서 문화가 정착되길..." 요꼬야마 히데꼬 작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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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터뷰] "한국 사회에 건강한 독서 문화가 정착되길..." 요꼬야마 히데꼬 작가를 만나다
  • 송영두 기자
  • 승인 2021.01.24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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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북은 매주 문인들을 만나 그들이 가진 독특한 창작 세계를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소소하면서 진지한 대담 속에서 그들의 눈으로 본 세상을 뉴스앤북이 독자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뉴스앤북과 함께 분야와 지역을 넘어 다양한 책과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요꼬야마 히데꼬 작가
요꼬야마 히데꼬 작가

몸 속까지 파고들던 추위가 잠시 물러난 1월의 어느 날 뉴스앤북이 요꼬야마 히데꼬 작가를 만났다.

히데꼬 작가는 건강한 독서문화가 사라져가는 한국 사회에 대한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여실히 드러낸다.

‘한국사랑’의 진정성이 가득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과 문학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 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Q. 안녕하세요. 작가님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A. 저는 요코하마에서 온 요꼬야마 히데꼬입니다. 현재 대전외국어고등학교에서 10년 동안 일본어를 가르치며 수필을 쓰고 있어요.

Q. 한국에서 와서 가장 좋았던 일을 꼽는다면?

A. 요코하마에는 어디든지 외국인이 굉장히 많았어요. 많은 사람들을 마주치며 외국에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졌죠. 그래서 한국에 왔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부모님의 반대가 심하기도 했고, 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조금 힘들었어요.

Q. 어떤 부분이 힘들었나요?

A. 남편을 만나 한국으로 왔는데 부모님에게 효도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주변 사람들이 가족들에게 잘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반성하게 됐죠. 제가 일본에서 부모님을 잘 챙겨주지 못했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혼 후 일본을 자유롭게 오가지 못해 점점 우울해졌어요. 그게 향수병인지 모르고 그냥 살았는데 가끔 눈물이 나는 일이 많아졌죠. 그 때부터 슬픈 마음을 극복하기 위해 바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일본어 교육을 시작하게 됐죠.

Q. 처음부터 대전외국어고등학교에 있던 게 아니었네요.

A. 처음엔 여러 곳에서 일본어 교육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원자력공단에서 높은 사람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친 적이 있었어요. 그 당시 뭔가 다른 방법으로 교육해야겠다고 많이 느꼈죠. 그때부터 일본사람이지만 일어를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대학교에서 언어를 공부하며 그 속에 있는 문학에 위로받고 치유를 받았어요. 저에겐 구원으로 다가왔죠.

Q. 그러면 글을 쓰기 시작한 그때부터 인가요?

A. 그 전에는 제가 문학에 대한 깊은 생각을 못했어요. 일본에서도 책을 굉장히 좋아했지만 제가 직접 쓰겠단 생각은 못했죠. 이후 대학교 박사, 석사 과정을 준비하던 중 레포트를 일주일에 한 번씩 제출해야했습니다. 처음엔 빈 종이를 글로 채워간다는 게 너무 힘들었지만 신문에 독자투고를 내고 칼럼을 쓰기 시작하면서 자신감이 붙었어요. 하지만 여전히 창작은 어려운 일이고, 백지 속에 제 마음을 표현한다는 것은 힘든 것 같습니다.

Q. 수많은 문학 장르 중 수필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처음에는 한국에서 등단해야겠다는 생각을 아예 못했어요. 제 능력이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좋은 기회가 생겨서 수필, 칼럼을 썼고 우연히 등단하게 됐습니다. 결국 마지막엔 소설을 쓰기 원하지만 한국어로 소설을 쓰기엔 제 어휘력이 풍부하지 못하단 생각을 했고, 또 대전에서만 생활에서 국내의 시골풍경, 외각 지역의 모습들을 잘 알지 못했어요. 상상력의 발원이 되는 재료가 없었죠.

Q. 우연히 등단해 문단에 들어왔는데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A. 문학지에 제출해야 글이 많이 늘어난 점이 달라졌죠. 쓸 기회가 많이 생겨서 좋지만 문학지에 제 속사정을 담아내는 부분이 어렵게 다가옵니다. 신문칼럼은 제 주장을 쓰는 것인데 문학지에 써야하는 글은 제 마음의 풍경을 글로 풀어내야해요. 엄청난 차이가 느껴졌고 분량을 채우기 너무 어려웠죠. 조금 다른 마음가짐을 가지고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수필을 쓰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A. 수필은 사람, 사건 등을 서사해야 하는 장르인데 결국 쓰면 제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를 담아내죠. 그래서 정직하게 똑바른 자세로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 눈에서 보이는 것만 쓰면 한계점에 도착하기 때문에 눈에 안 보이는 곳, 향기가 없는 공간을 수필에 풀어내려 해요. 그런 마음이 없으면 앞으로는 수필을 못 쓸 것 같죠. 제 수필을 독자들이 오감으로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Q. 작가님에게 문학적 영감이 다가오는 특별한 시간이 있나요?

A. 평소 길거리를 걸어 다닐 때 글이 다가와요. 아무 생각 없이 걷는 게 아니고 진심으로 고민할 때 영감이 오죠. 또 출퇴근길이 계절마다 모두 다르고, 출발할 때는 날이 밝은데 집 도착하면 세상이 어두워집니다. 해질 무렵이 사람을 참 감성적으로 만들어요. 하루가 끝난다는 게 끝이 있다는 걸 알려주기 때문이죠. 모든 것은 끝이 있고 내일이 되면 다시 시작입니다. 하루의 끝을 알리는 노을이 매일매일 큰 감동으로 다가와요.

Q. 한국과 일본의 문단 활동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A. 일본에는 공모전, 문학상 등 등단의 기회가 굉장히 폭이 넓어요. 하지만 수상 후엔 글 쓰는 것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죠. 그래서 한국에서 공모전 수상, 등단 후 문학의 길을 계속 걸어가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는 문단생활이란 개념이 많이 사라졌어요.

Q.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문인생활에 끼치는 영향은?

A. 학생들에게 일본어로 현대시, 고대시를 작성하게 하는데 처음에는 너무 조마조마했어요. 제가 시를 전공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죠. 처음에는 표면적인 이야기만 하다가 점점 깊이가 생겼습니다. 마지막 학기에는 고대사부터 현대사에 이르는 역사를 가르쳐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저도 문학을 배우는 계기가 됐고, 제가 지금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잘 따라줘서 너무 고마운 마음이죠.

Q.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꼈던 점이나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면?

A. 아이들이 독서를 즐기지 못하는 부분이 많이 안타까워요. 책을 행복해서 읽는다기보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독서를 하는 것 같습니다. 또 순수문학보단 기술을 배우기 위한 독서가 돼야하는데 효율성만 너무 중시하죠. 너무나 치열한 경쟁사회가 조성되다 보니까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젊은 사람들에게 여유를 줘야하는데 사회가 그렇지 못하고 있습니다.

Q. 문학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나요?

A. 제 개인적인 목표는 장편소설을 쓰는 거예요. 장편소설은 10만 글자 이상을 써야하죠. 소설의 구조가 확립되지 못하면 캐릭터, 스토리 같은 플롯을 짜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장편 소설을 완성한다면 작가로서의 자부심이 생길 것 같아요. 프로처럼 장편소설을 써내고 싶은 맘이죠. 또 제 미래세대를 생각하면 문학에서 감동을 받았던 것처럼 한국에 있는 작가들의 책을 일본어로 번역해서 책을 내고 싶습니다. 문학을 통해 한일관계에 조금이라도 이바지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A. 가족들에게 너무 고맙단 말을 전하고 싶어요. 제가 직장생활과 대학 과정을 병행하느라 아이들에게 크게 신경써주지 못했죠. 냉장고에 먹을 것이 없어도 일을 위해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를 냈지만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했던 과거에요. 또 시부모님도 대학을 다녔을 때 노트북도 사주고 응원해줘서 너무 감사했죠. 가족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가 프로필

요꼬야마히데꼬 작가는 지난 1964년 요코하마에서 태어났다.

충남대학교 문학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대전외국어고등학교에서 원어민 교사로 재직 중이다.

지난 2019년 12월 ‘한국문학시대’를 통해 등단해 수필가로 활동 중이다.

송영두 작가와 히데꼬 작가

 

송영두 기자 duden1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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