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완서 10주기] 구리에서 시작되는 조용한 추모 행렬(사진=구리시)
[故 박완서 10주기] 구리에서 시작되는 조용한 추모 행렬(사진=구리시)

경기 구리시는 고 박완서 작가 10주기를 맞아 22일부터 매주 금요일 추모 행사 '박완서를 읽다, 보다, 쓰다'를 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일상을 박 작가의 문학 작품을 통해 이겨내고자 '시민 응원 프로젝트'로 기획했다.

2021년은 한국 문단의 영원한 어머니 고 박완서 작가가 구리시에 거주하다 타계한 지 10주기가 되는 해로 시는 2012년부터 매년 낭독 공연을 진행하며 시민들과 함께 박완서 작가의 문학사적 업적을 추모해 왔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을 박완서 작가의 문학 작품을 통해 코로나19 시대를 이겨내는 정신적 힘을 시민과 공유하고자 20만 구리시민과 함께 하는 ‘박완서 10주기 추모프로그램: 박완서를 읽다, 보다, 쓰다’를 기획했다.

특히,‘박완서를 읽다’ 릴레이 낭독 챌린지는 박완서 작가의 첫 작품 '나목'을 안승남 구리시장을 시작으로 2021년 연중 구리시 독서동아리와 구리시민이 릴레이 형식으로 낭독할 예정이다. 이 행사는 시민 누구나 신청을 통해 영상을 제작하여 참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구리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되어 언제 어디서나 감상할 수 있다.

또한 구리시립도서관에서는 자료실내 북큐레이션을 통한 ‘박완서를 보다’와 박완서 문학 필사 코너를 통한 ‘박완서를 쓰다’를 함께 운영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추모에 참여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할 예정이다. 

안승남 구리시장은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개인이 행복한 삶을 이어 가기가 점점 힘겨워지고 있고 이에 따른 사회적 문제가 다양한 양태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어려운 시절, 언제나 사람들은 책을 통해 삶의 지혜와 희망을 발견하곤 했다”며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어쩔 수 없는 사람과 사람의 거리는 책을 통해 메우고, 삶의 다양한 모습과 위로를 나누며 내일을 긍정하는 힘을 키워 시민 모두가 행복한 마음을 누릴 수 있도록 시에서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올해로 사망 10주기를 맞은 박완서 작가는 1931년 경기 개풍에서 태어났다. 1970년 '나목'이라는 작품으로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그의 나이 40세.

이후 여든의 나이가 될 때까지 '그 남자네집'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남겼다.

박완서 작가는 1998년부터 2011년 1월22일까지 구리 아치울마을에 살다 80세의 나이로 생을 마쳤고 구리시는 그를 추모하고자 2012년부터 매년 그의 작품 낭독 공연을 열고 있다.

타계 10주기를 맞아 출판계도 그의 작품들을 잇따라 재단장해 내놓고 있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는 열 수 없지만 그의 작품을 다시 조명하는 ‘조용한 추모’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박완서 작가의 맏딸 호원숙 작가는 10주기를 앞두고 ‘엄마 박완서의 부엌’을 기억하는 에세이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세미콜론)을 펴냈다.

헌정 개정판 출간도 이어지고 있다. 웅진지식하우스는 박완서 연작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1992)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1995) 2권을 새 단장해 내놨다. 

2004년 발표한 마지막 장편소설인 <그 남자네 집>(현대문학)도 새 옷을 입고 나왔다. 일흔을 넘긴 작가가 수십년간 가슴에 품어온 ‘첫사랑’의 기억을 풀어놓은 작품이다. 작가가 집필한 660여편의 에세이 가운데 35편을 골라 한 권에 담은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세계사)도 지난달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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