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크 라이너스 '6도의 멸종'

'지구의 미래로 떠난 여행High Tide'을 썼던 마크 라이너스. 그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뉴올리언스를 폐허로 만들고 홍수로 영국 옥스퍼드마저 큰 피해를 입자, 이번 세기 안에 최악의 환경 대재앙이 닥칠 것을 경고하고 실현가능한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하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라이너스는 과학자들이 미래의 지구온난화가 탄자니아의 옥수수 작황에서부터 알프스의 적설량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주로 복잡한 컴퓨터 모델을 바탕으로 이미 수백 가지나 예측해놓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그러한 연구 성과가 단지 전문 학술지에만 소개된 뒤 이내 파묻힌다는 점에 경악하여, 그러한 자료들을 가장 많이 모아놓은 옥스퍼드 대학 레드클리프 과학도서관에서 자료 취합과 정보 정리에 들어갔다.

실제로 최근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대형 재난들, 이를테면 일본의 쓰나미나 인도의 대홍수, 필리핀의 슈퍼 태풍 등은 이 책에서 예고한 디스토피아의 현전이라 할 만하다. 이처럼 재앙의 그림자는 우리의 목전까지 다가왔지만, 여전히 지구는 하루가 다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기온 상승에 따른 환경 파괴의 증거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비책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이것이 이 책을 재출간하기로 결정한 이유이다. 이 상황에 대한 책임은 인류라면 아무도 면할 수 없다. 저자가 힘주어 주장하듯 지금이 바로 구제방안을 강구하고 행동에 나설 때이다.

 

 

2. 호프 자런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이 책은 우리가 직면해야 하는 위협과 두려움에 관한 책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우리가 누려왔고 누릴 수 있는 풍요로운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더 많이 빨리 소비하는 생활이 만들어낸 심각한 문제들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더 안전하고 편리해진 삶, 나아가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리는 풍요로운 삶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2020년 들어서 오래도록 말로만 들어오던 생태계 파괴를 전 지구인이 온몸으로 느끼게 된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언제까지나 이어질 것 같던 일상에 제동을 걸었고, 시베리아의 이상고온과 잡히지 않는 산불 등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재난이 계속되고 있다. 또 장마는 50일이 넘게 이어지고 남극 세종기지의 눈은 깔끔하게 녹아버리면서 우리 또한 멀게만 생각했던 기후변화를 실감하게 되었다. 많은 이들이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저 종말을 살아간다는 기분으로 이 시기를 지나는 것 외에 달리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여전히 막막한 듯하다.

그는 녹아내리는 빙하를 이야기하면서 아기가 손에 쥐어보는 얼음 조각을 묘사하고, 여섯 살 때 ‘커빙턴’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던 얼음덩어리 친구를 소개한다. 그리고 이제는 캐나다에서도 어린이 하키 리그 시즌을 운영하기 어려워진 상황과, 야외에서 실내경기장으로 옮겨져 이루어져야 할 수도 있는 동계올림픽 경기를 안타까워하고, 1910년에 개장한 글레이셔 국립공원의 조각 얼음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만일 보러 가고 싶다면 절대 날을 미루지 말라는 내 조언을 받아들이기 바란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3. 다큐프라임 인류세 제작진 '인류세:인간의 시대'

너무나 강력해진 나머지 자기 자신을 포함한 지구 전체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힘을 갖게 된 한 생물종이 지배하는 시대, 인류세. 인류세의 인간과 자연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이 시대는 어떻게 최후를 맞이할까?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남기게 될까? EBS 다큐프라임 제작진은 이 질문들의 답을 찾아서 전 세계 곳곳을 방문하고 거기서 느낀 솔직한 심정을 담았다.

콘크리트, 플라스틱, 치킨, 미세먼지, 도시, 기후변화, 대멸종, 그리고 신종 전염병까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딱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어떤 단어일까? 노벨 화학상 수상자 파울 크뤼천은 2000년에 열린 한 과학 회의에서 ‘인류세’의 개념을 처음으로 제안했다. 새로운 지질학적 용어를 통해 인간의 활동으로 지구의 역사에 뚜렷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인류세라는 단어는 과학계를 넘어 인문, 예술, 사회, 정치 등 분야를 막론하고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단어가 되었다. 인류세가 이 시대를 설명하는 단 하나의 단어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인류세는 너무나 강력해진 나머지 자기 자신을 포함한 지구 전체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힘을 갖게 된 한 생물종이 지배하는 시대다. 썩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와 연간 수백억 마리가 도축되는 닭 뼈로 뒤덮이는 지구. 온실가스가 일으킨 지구온난화로 폭염, 태풍 등 기후 재난의 규모와 빈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규모 멸종사태로 생물다양성이 감소하는 와중에 인간과 인간이 기르는 가축의 생물량이 전체 포유류와 조류의 97퍼센트를 차지한다. 인간은 불과 수십 년 만에 지구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여기에는 우리 자신의 운명도 포함되어 있다.

 

 

4. 최원형, 이시누 '라면을 먹으면 숲이 사라져'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다. 오늘 우리가 한 사소한 행동 하나가 내일 다른 생물이나 환경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라면을 먹으면 숲이 사라져'는 오늘 내가 입은 옷, 오늘 내가 먹은 라면, 오늘 내가 즐긴 돌고래 쇼가 다른 생물과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보여 주고 있다.

‘환경 문제’ 하면 우리와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언론에서도 좁은 얼음 조각 위에서 위태롭게 서 있는 북극곰의 모습이나 불타오르는 아마존 밀림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환경 문제는 지금 이 순간 우리 주변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단지 우리가 모른 채 지나가고 있을 뿐. 우리가 모른 채 또는 모른 척 지나쳤던 문제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부메랑처럼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 이 지구 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서로 이어져 있으니까요. 이 책에 글을 쓴 불교생태콘텐츠연구소 최원형 소장이 어린이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는 우리나라 우리 동네의 환경 이야기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흰수마자가 살았던 경상북도 영주 내성천 이야기, 경상남도 창원에서 벌어진 흰뺨검둥오리 가족의 이사 이야기, 제주 앞바다에서 불법으로 포획되었다 풀려난 돌고래 제돌이 이야기……. 이 이야기들이 어린이에게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어 주기를 바라본다. 나아가 어린이들이 살아갈 미래의 환경을 지켜 내는 데 작으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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