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정상 가족
이상한 정상 가족

지인으로부터 생일선물로 ‘이상한 정상가족’이라는 책을 받았다. 이상한 정상 가족? 무슨 내용의 책인지 궁금했다.

책은 아동인권에 대한 문제와 생각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그동안 몰랐던 사실과 알면서도 그냥 지나쳤던 일들이 많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을 소개하기 전에 내가 경험했던 일로부터 시작하고 싶다.

30여 년 전 내가 중학교 때 다녔을 때다. 청소당번 이었는데, 창틀을 제대로 안 닦았다는 이유로 선생님으로부터 체벌을 받은 적이 있었다. 억울한 마음에 어머니한테 내가 왜 맞았어야 했으며, 왜 청소를 당연히 해야 하는지 하소연 했다. 어머니는 “선생님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으니까 그랬겠지.” 라고 당연한 듯 말했다.

억울하고 화가 났지만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그 때 사회적 분위기는 그랬다. 학교 뿐 이겠는가. 집에서 이루어지는 폭력은 폭력이라고 생각지 않고, 사랑의 매로 통했다.

학교뿐만 아니다. 본질적으로 이러한 문제의 연결고리는 ‘가족’부터 시작된다. 이상한 정상가족이라는 책의 제목에서도 엿볼 수 있다.

‘가족은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공간과 관계지만 동시에 가장 위험한 공간, 관계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학대가 가정 안에서, 아이들이 매일 생활하는 일상 환경 안에서 저질러진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많은 아이들은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부모들이 자식을 자기의 소유물로 생각하는데 원인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저자는 말한다. ‘한국은 자녀에 대한 부모의 친권이 지나치게 강한 나라다. 부모의 자녀에 대한 권리는 부모의 자유권이라기보다 자녀의 보호를 위해 부여되는 기본권으로 권리보다는 의무에 가깝다.’

‘대부분의 아동학대는 극히 비정상적인 사람들의 고의적 폭력이라기보다 보통 사람들의 우발적 체벌이 통제력을 잃고 치달은 결과라는 것이 그간 숱한 분석과 연구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체벌을 하면 효과가 있을까? 수많은 경험적 연구는 체벌의 교육적 효과는 없고 되레 폭력의 내면화를 통해 뒤틀린 인성을 만들어낼 뿐 이라고 지적한다.

이처럼 우리는 정상적인 가정을 이루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안을 들여다보면 정상적이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다.

한국에 거주하는 한 일본인이 신문칼럼에 쓴 내용이다. “아이를 위해 밤새도록 돈을 버는 부모들도 내 눈에는 정상이 아니다. 만약 내가 한국에서 자랐다면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자식을 위하는 마음은 어느 부모나 같겠지만, 자녀를 향한 부모의 마음은 무의미 할 수밖에 없다. 지나친 관심과 집착은 아이를 더욱 지치게 만들고 힘들게 한다.

10대들의 하루 평균 학습시간은 6시간이 넘는다. 주단위로 따지면 성인의 법정근로시간인 40시간보다 더 오래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아는 부모가 얼마나 많을까? 아이들은 어두운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점차 좋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아동인권의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은 듯하다. 최근 아동학대에 대한 논란은 증대되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아동학대에 관한 뉴스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모두가 분노하고 다시 재발하기를 원치 않지만, 또 다시 사건은 일어난다.

과연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우리가 이러한 방식과 삶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던 것일까? 분명한건 우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정상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잘 못된 생각을 바꾸지 않는 이상 우리가 원하는 환경은 오지 않는다.

책을 통해 그동안 이해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조금씩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당연시한 행동부터 바꾸고, 편협한 사고방식을 조금씩 개선해 나가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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