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모든 지역 사람들은 놀라운 신기술에 접근할 수단을 가지려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은 우리에게 그것으로 무엇을 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유전공학, 인공지능 그리고 나노기술을 이용해 천국을 건설할 수도 있고, 지옥을 만들 수도 있다. 현명한 선택을 한다면 그 혜택은 무한할 것이지만, 어리석은 선택을 한다면 인류의 멸종이라는 비용을 치르게 될 수도 있다. 현명한 선택을 할지의 여부는 우리 모두의 손에 달려 있다."

 

'사피엔스'는 약 135억 년 빅뱅으로 물리학과 화학이 생겨나고 약 38억 년 전 자연선택의 지배 아래 생명체가 생겨나 생물학이 생기고, 약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 종이 발전하여 문화를 만들고 역사를 개척하는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저자는 과거에서 오늘날까지 이 거대한 수만 년의 역사를 관통하여 인간의 진로를 형성한 것으로 세 가지 대혁명을 제시한다. 바로 약 7만 년 전의 인지혁명, 약 12,000년 전의 농업혁명, 약 500년 전의 과학혁명이다. 과학혁명은 여전히 발전하고 있는 역사의 한 부분이고, 농업혁명은 새로운 사실들이 계속 밝혀지고 있지만, 인지혁명은 여전히 많은 부분 신비에 싸여 있다. 끝나지 않은 발견과 빈약한 사료들을 근거로 펼쳐내는 상상의 언어들은 놀랍도록 이성적이며 빈틈이 없어 독자들을 몰입하게 한다.

저자는 역사 발전 과정의 결정적인 일곱 가지 촉매제로 불, 뒷담화, 농업, 신화, 돈, 모순, 과학을 지목했다. 인지혁명의 시작으로 불을 지배함으로써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올라선 인간은 언어(뒷담화)를 통해 사회적인 공동체를 형성하게 되었고, 수렵채집인에 머물던 인간은 농업혁명을 통해 기하급수적인 인구증가를 경험한다. 늘어난 인구를 통제하는 강력한 무기는 종교, 계급, 권력 등 허구의 신화들이다(물론 수렵채집인 사회를 지배한 것도 역시 허구의 신화들이었다). 농업의 발달은 부의 증가와 정착생활로 이어졌고, 사람들은 돈을 맹신하게 되었으며, 돈의 맹신은 사회적 모순을 야기한다.

저자는 이런 장구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모순의 순간순간을 통해 역사에 결코 자비가 없음을 섬뜩하게 보여준다. 이 세 혁명을 통해서 인간은 끊임없이 질주해왔지만, 과연 “이 세 혁명은 인간과 그 이웃 생명체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그것이 이 책의 주제다”라고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밝히고 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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