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에서 한발 떨어져 숲 전체를 보듯 구조와 개연성을 확인하고 숲속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살피며 오류를 잡아내는 데이는 숲과 나무를 의식하고자 집중하고 노력하고 반복하는 것이 답이리라. 본인이 자꾸 놓치는 것, 몰랐던 맞춤법이나 교열 방식을 오답노트처럼 따로 정리하는 것도 유익하다. 본격적으로 교정교열 작업에 돌입하기 전 한번 씩 오답노트를 훑어보고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뇌가 살짝 긴장한 것이 느껴진달까."

 

그저 책이 좋아서 오랜 시간 ‘독자’로 살다가 텍스트와 가까이서 일하고 싶어 ‘편집자’로 몸을 바꾸어 나간 사람. 십 년 넘게 편집자로 일하며 문학 안팎의 책을 수백 권 만들어 온 사람. 국내문학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자신의 전문 영역으로 다져서 이제는 자신을 ‘편집자’라는 말 대신 ‘문학 편집자’라고 소개하는 사람. 문학동네에서 문학 전문 편집자로 일하는 강윤정 편집자이다

작가가 쓴 원고가 물성을 지닌 책으로 독자에게 전달되기까지 모든 단계에는 편집자의 고민과 선택과 제안과 결정이 반영되어 있다. 편집자는, 문학 편집자는 “작가마다 제각각 품고 있는 완전히 다른 세계를 가장 먼저 엿보고, 내 선택과 결정이 반영된 만듦새로 잘 어루만져 독자에게 선보이는 일”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작가의 원고를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온 14년 차 베테랑 편집자가 문학책 편집 안내서 '문학책 만드는 법'을 썼다.

저자는 말한다. ‘문학 편집자는 작가의 러닝메이트’라고요. 작가의 작품을 충분히 이해하고 때로는 앞에서 이끌고, 때로는 뒤에서 든든하게 지지하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작가와 나란히 달리는 사람이 문학 편집자라고. 이때 공동의 목표는 좋은 책을 만드는 것이겠. 나아가 독자에게 읽히는 책을 만드는 것. 한데 책 만드는 일에는 어떠한 공식도 법칙도 없다. 

다만 이 일을 더 잘 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 있다면 그건 일 잘하는 사람 곁에서 그 사람이 일하는 모습을 어깨너머로 보고 익히며 그것을 나의 일에 적용해 보는 것일 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자신의 실제 업무일지를 바탕으로 편집자의 하루하루를 써 내려간 이유이다.

-강윤정의 '문학책 만드는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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