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동’ 부추기는 국내 웹툰 흥행. 사진-나혼자산다 방송 캡쳐
‘고노동’ 부추기는 국내 웹툰 흥행. 사진-나혼자산다 방송 캡쳐

 

국내 웹툰업계의 이면이 드러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K-웹툰이 흥행을 얻고 있는 반면 웹툰작가들의 고노동에 대한 고충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18일 KT경제경영연구소와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웹툰 산업의 매출 규모는 올해 1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10년 만에 10배 늘었을 정도다. 그중 네이버와 카카오 등의 플랫폼이 75%라는 압도적인 방문자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엔 국외에서 ‘K-웹툰’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네이버 웹툰과 카카오그룹 유료 콘텐츠(웹툰, 웹소설, 기타 저작권 수익 등) 국내외 거래액의 합이 1조 원을 넘겼다. 네이버 웹툰은 100개국에서 만화 애플리케이션 수익 1위를 기록했고 카카오(카카오재팬)가 일본 시장을 겨냥해 세운 웹툰 플랫폼 ‘픽코마’ 애플리케이션은 통합 2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는 게 그 방증이다.
하지만 국내 웹툰 흥행과는 반대로 웹툰 작가들은 고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하루 10시간이 넘는 노동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작가들의 수익 구조는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2010년대 들어 웹툰 에이전시가 중간 과정에 끼어들기 시작했고 최근 5~6년 사이에 에이전시가 플랫폼과 간접 계약을 유도하는 구조가 정착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9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를 보면 웹툰 에이전시의 매출액은 2017년 1377억 원에서 2018년 2048억 원으로 1년 새 1.5배 가까이 늘었다. 이렇게 중간에 에이전시가 끼어드는 이중 구조가 고착화하면서 작가들이 불공정한 계약에 문제 제기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대전 한 웹툰작가 A 씨는 “한 대학교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웹툰작가를 뽑는다는 공고가 올라왔고 개인적으로 경력은 무시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무급노동이라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고 합격했다”며 “이쪽 업계가 고노동 직업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경험해보니 몸이 상할 정도였다. 간단한 웹툰 하나에도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히니 하루하루가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 다른 웹툰작가 B 씨는 “웹툰이 흥행하곤 있지만 정작 이면엔 웹툰작가의 고노동이 있다”면서 “월급이 150만 원이 되지 않는 작가들도 허다하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월급 구조가 비정상적이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펴낸 ‘2019 웹툰사업체 실태조사’를 보면 페이지뷰와 방문자 수 기준 상위 4개 플랫폼(네이버 웹툰, 카카오페이지, 레진코믹스, 다음 웹툰)의 독점·비독점 연재 작가 수는 1346명 수준이다. 소규모 회사를 포함한 주요 26개 플랫폼을 모두 더해도 독점·비독점 연재 작가 수는 4684명에 그친다. 하지만 네이버 웹툰의 신인 발굴 코너인 ‘도전만화’ 한곳만 해도 최소 10만명(2014년 네이버 자체 집계 기준 14만명) 이상의 예비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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