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50주기] 책으로 기억하는 청년 전태일(사진=목선재)
[전태일 50주기] 책으로 기억하는 청년 전태일(사진=살림터)

 

13일 노동운동가 전태일(1948~1970) 열사의 50주기를 맞아 그의 삶을 조명하는 책들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은 1970년 11월13일 법전과 함께 스스로를 불태웠다. 척박했던 대한민국의 노동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결단이었고 이는 대한민국 사회에 노동자의 가치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우선 소설가 안재성, 중앙대 사회학과 이병훈 교수, 안양대 국문과 맹문재 교수, 영화감독 박광수, 시인 윤중목 등은 전태일의 입체적 고찰을 담은 '아, 전태일!'이 사람들의 마음 속 전태일의 가치를 뒤돌아보게 한다.

이 책은 전태일에 관한 단순 평면적 고찰을 거부하며 완전한 입체적 고찰을 담고 있다. 전태일을 만나고 전태일을 읽을 수 있는 4개의 대표 분야를 설정, 그 분야 대한민국 최고의 필자들이 그를 기록했다. 4부 각각의 것으로 4권의 작은 책을 만들었다 해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책의 저자들은 "전태일의 친구인, 이 땅의 가슴 뜨거운 사람들 모두에게 부디 아름다운 책으로 오래오래 읽히기를 소망해 본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전태일의 친구들' 송필경 이사가 쓴 '왜 전태일인가'도 빼놓을 수 없다. 전태일 정신은 한 마디로 “어린 여성 노동자를 향한 연민”이었다. 1961년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남의 판잣집과 판잣집 처마 사이에 나무 막대를 기둥 삼아 비닐과 거적을 덮은 집에 살았다. 길에 버려진 곰팡이 핀 무말랭이를 냇물에 씻어 끓여 반찬으로 먹었다. 이런 비렁뱅이 생활을 겪었으면서도, 평화시장 ‘어린’ ‘여성’ ‘노동자’에게 한없는 연민을 베풀었다.

전태일을 노동운동가나 노동 투사로 한정한다면 그의 정신 크기를 과소평가하게 된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책에는 저자가 전태일의 막내 여동생 전태리(60) 씨를 올해 2월 인터뷰한 내용도 담겼다. 전씨는 "오빠는 너무 큰 존재였어요. 모든 걸 전부 얘기하면 제 요구를 다 들어줬어요"라며 애틋한 마음을 풀어놓는다. 송 이사는 "전태일은 깊고 넓은 마음에 따뜻함을 가득 담은 인간이었다"며 "전태일의 연민과 무차별적인 이타심은 이기심만 존재하는 정글 자본주의와 전혀 어울릴 수 없는 바보 행위 그 자체였다"고 적었다.

독자들의 반응도 대단하다. 시민 김석훈(47) 씨는 "더 위대한, 사회적 약자를 위해 희생한 진정한 영웅이 바로 전태일 열사"라며 "가치있는 책들을 꼭 구매해 읽어보겠다"고 약속했다.

노년의 장세중(71) 씨는 "노동자들이 비인간적인 대우와 기계부품 같은 취급을 21세기에 아직도 당하는 것은 너무나 뼈아픈 현실"이라며 "이 책들이 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이 보장이 되는 그가 원했던 사회로 가는 디딤돌 하나 정도는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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