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오면’, ‘상록수’ 등 일제강점기 민족의식을 바탕으로 글을 써내려갔던 작가 ‘심훈’의 어린 시절
‘그날이 오면’, ‘상록수’ 등 일제강점기 민족의식을 바탕으로 글을 써내려갔던 작가 ‘심훈’의 어린 시절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 끊기기 전에 와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 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올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무흔 한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그날이 와서
육조(六曺)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이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그날이 오면’, ‘상록수’ 등 일제강점기 민족의식을 바탕으로 글을 써내려갔던 작가 ‘심훈’의 어린 시절 사진이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사진이 심훈의 현존하는 사진 중 가장 어린 시절의 사진인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충남 당진시는 심훈의 어린 시절과 가족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발견됐다고 11일 밝혔다. 

발견된 사진은 심훈의 10살 때 모습을 담은 가족사진으로 왼쪽 세 번째가 심훈이며 가장 오른쪽에는 심훈의 부친 심상정씨가 함께 있다.

이번에 발견된 심훈의 가족 사진은 지금으로부터 110년 전(1910년)으로 추정되는 사진으로, 심훈의 앳된 얼굴은 현재까지 확인된 가장 어린 시절 모습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가족 사진 발견으로 그동안 동일한 사진만 전시됐던 심훈기념관에 새로운 사진이 전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그동안 전시된 사진의 경우, 심훈의 얼굴 부분만 훼손돼 완연한 모습을 알아보기 어려웠다.

남광현 문화재팀장은 “심훈 선생의 어린시절 모습을 확인하게 돼 매우 뜻깊다”며 “향후 심훈 자료의 발굴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심훈은 1919년 경성고등보통학교 3학년 재학 중 일어난 3.1운동에 참여해 서대문형무소에서 투옥됐으며, 1930년 일제강점기 대표적 저항시 ‘그날이 오면’을 지어 일제에 대한 울분과 독립에 대한 열망을 강렬히 나타냈다. 올해는 ‘그날이 오면’ 저술 90주년이며 내년에는 탄생 12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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