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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순 작가
채정순 작가

“동시 속에는 고운 마음과 꿈이 자라요”

가을의 향기가 짙어진 11월 뉴스앤북이 채정순 작가를 만났다.

출판사 이든북에서 만난 채 작가는 여전히 소녀 같은 모습이 역력하다.

늘 아이들의 시선으로 글을 쓴다는 작가, 그의 목소리엔 어린이들을 향한 진심이 배었다.

“동시를 쓰고 읽다보면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다”는 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Q. 먼저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A. 저는 아동문학가 채정순 작가입니다. 현재 대전문인협회 이사, 한국아동문학회 대전지부장, 국제펜대전본부 부장을 겸임하고 있어요. 대전여성문학회 회장, 아동문학회 회장을 맡기도 했었죠.

Q. 다양한 직책을 맡고 있는데 힘든 부분은 없나요?

A. 제가 좋아서 하는 일들이기 때문에 힘들지 않아요. 오히려 여러 단체의 다양한 직책을 맡으며 활동의 폭이 넓어졌죠. 많은 사람들과 만나 생각을 공유할 수 있어서 행복한 마음입니다.

Q. 지난 1994년 등단한 뒤 오랜 기간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작가님 삶에서 문학은 어떤 의미로 자리 잡았나요?

A. 문학은 포괄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사람마다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겠죠. 제가 하고 있는 문학은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참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에요. 제 내면의 창작 세계를 글로 솔직하게 털어놓는 겁니다. 다양한 활동을 하며 얻은 것들을 책으로 엮어내는 것이 제 문학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Q. 이전 동시집에서는 어떤 진심을 담아냈나요?

A. 제가 40년 동안 교직생활을 했기 때문에 아이들을 향한 저의 진심을 담았어요. 오랜 시간 학생들과 생활하며 보고, 들은 것들을 동시로 표현했죠. 동시는 동심의 세계를 어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연결다리입니다.

Q. 동심의 세계는 어떤 개념인가요?

A. 어른들이 먼저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동시를 쓰다보면 좋은 점들이 너무 많아요. 글을 쓰고 있는 시간은 온전히 행복한 시간이고 기쁨, 설렘이란 감정만 느끼죠. 26년 간 다른 시를 썼다면 이렇게 만족감을 얻진 못했을 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이 동심의 세계가 가진 장점 아닐까 생각해요.

Q. 어른의 입장으로 봤을 때 아이들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잖아요.

A.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부분에 있어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어요. 전 어린이들과 대화를 통해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죠. 저는 동시를 쓰기 때문에 고운 마음과 꿈을 글로 펼칩니다. 다만 동시를 제 언어로 표현해야 하는 부분이 조금 힘들어요. 독자들은 ‘왜 이렇게 썼지?’란 의문을 가질 수 있죠.

Q. 동시의 재료가 다가오는 특별한 시점이 있나요?

A. 그렇죠. 저는 여행을 좋아하기 때문에 많은 곳을 다니며 일상적인 것들을 남다르게 바라봅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주변을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시의 재료가 다가오죠. 또 시상이 떠오르면 바로 써두고 제목도 없는 시를 만들어 놓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잘 가다듬어 작품을 만들어요.

Q. 최근 동시집 ‘꽃밭에 앉아서‘를 출간하신 소감 말씀해주세요.

A. 이 책을 내고 너무 감사한 마음밖에 남지 않았어요. 제목부터 겉표지까지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 없죠. 동시집 ‘꽃밭에 앉아서’를 접한 지인들이 “역시 소녀의 마음이다”라고 칭찬해줬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약간 쑥스럽지만 행복한 기분이 더 커져요.

Q. 동시집 제목이 ‘꽃밭에 앉아서’가 된 이유가 있나요?

A. 이 책에 수록된 ‘꽃밭의 앉아서’란 동시를 가장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 반영됐습니다. 동시집 ‘꽃밭에 앉아서’ 속 50편의 동시를 속마음을 온전히 털어놨어요. 제 어린 시절 이야기를 저만의 언어로 담아냈죠.

Q. 이 책을 읽을 예비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해준다면?

A. 저는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한 마디 해주고 싶어요.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동시를 추천해준다면 어린이들의 감성, 공감능력을 키워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보호자들은 아이들에게 동시집 한 권을 건네지 않죠. 쏟아지는 동시집들은 그냥 서점에 진열돼있는 모양새라 안타까운 맘이에요.

Q. 그런 사회적인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A. 저는 부모들이 먼저 깨우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TV,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사용아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을 자각해야 하죠. 어린이들이 부모와 교감하며 책을 읽으면 정말 좋은 효과가 많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핑계로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요. 참 가슴 아픈 상황이죠. 어른들이 먼저 동시집을 들고 아이 곁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어떤 위로를 전하고 싶나요?

A. 저는 아이들에게 항상 고운 마음, 꿈을 가지라고 말합니다. 어린 새싹들의 정서가 회복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올바른 생각을 통해 어린이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는 꿈을 키워주긴 커녕 좋은 대학, 멋들어진 직장만을 강요하고 있어 너무 슬퍼요. 어린이들이 제 시를 읽고 ‘나도 동시를 써보고 싶다’란 생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Q. 동시를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A 동시는 무조건 쉬워야 해요.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상상의 날개를 펼쳐야 하는데 어려운 단어를 넣으면 아이들이 힘들게 만들죠. 만약 한자, 전문용어가 제 동시집 들어간다면 어린이들이 공감할 수 없어 동시 자체의 의미를 잃게 됩니다. 제 동시가 아이들 곁에 가장 친한 친구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Q. 추천해주고 싶은 작가, 시인이 있나요?

A. 현재 대전아동문학회 회장 이흥종 작가를 추천하고 싶어요. 이 작가는 계속해서 동시집을 출간하며 아이들에게 다가가고 있죠. 어린이들을 위해 힘쓰고 있는 이 작가의 이야기를 뉴스앤북이 담아줬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A. 아이들을 위해 동시를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저에겐 가장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이에요. 많은 어린이들이 동심의 세계 속에서 고운 마음 지켜줬으면 좋겠죠. 시, 소설도 중요하지만 정말 아래에는 동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소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아이들을 위한 동시를 쓰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 작가 프로필

채정순 작가는 경북 문경에서 태어났다.

지난 1994년 아동문예 신인상으로 등단하여 오늘의문학(동시)작품상, 계간(문예춘추)아동문학부분 저작상, 아동문예문학상, 한국동시조 문학상, KBS전국창작동요대회 최우수상, MBC전국창작동요대회 입상, 전국주부글짓기대회 최우수상, 한국농촌문학 동시 최우수상, 대전 펜 문학상, 세계동시문학상, 대전문학상등 대한민국 홍조근정훈장 등을 수상했다.

동시집으로는 '바람개비는 바람을 좋아하나 봐', '신나는 우산', '신나는 우산 2', '새싹들의 잔치', '비눗방울 무지개', '행복씨앗 심기', '학교무용' 등이 있다.

현재 대전문인협회 이사, 한국아동문학회 대전지부장, 국제펜대전본부 부장을 맡고 있다.

송영두 기자와 채 작가
송영두 기자와 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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