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회 한국문인협회 신인문학상 수상한 연철희(67) 씨
제123회 한국문인협회 신인문학상 수상한 연철희(67) 씨

증평군 김득신 배움학교 찾아가는 문해교실에서 한글을 배운 연철희(67) 씨가 제123회 한국문인협회 신인문학상을 받게 됐다.

이번 수상으로 연 시인은 ′종합문예지-한국문인′에 하모니카, 고추잠자리, 바람났네 등 동시부문 3개의 작품이 실리는 기쁨을 맛보게 됐다. 

연 시인의 등단에는 군이 운영하는 문해교실의 역할이 컸다. 군은 올해 평생학습관과 27개 마을경로당에서 287명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문해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시와 미술 분야에 특별한 소질을 보이는 어르신들의 재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별도의 교육과정도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 7월에는 2020 전국성인문해교육 시화 작품 공모전에서 교육부 장관상 수상자를 배출했고 이번 달 말에는 미술에 재능이 있는 어르신들의 그림 전시회도 군청 로비에서 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뒤늦게 배움에 나선 어르신들의 향학열이 뜨겁다”며 “배우지 못한 서러움, 글을 익힌 뒤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진솔하게 담은 글과 그림을 시화집에 담았다”고 전했다.

시인으로 새로운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연 시인은 ‘바람났네’라는 작품에서는 한글과 바람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한글을 배우며 아파서 우울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희망을 꿈꾸는 현재를 표현했다. 연 시인은 “한글을 배우며 오늘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시를 통해 내 안의 아픔과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고 말했다.

문해교실의 숨은 재능 찾기 프로젝트가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건 연 시인 스스로의 노력도 컸다. 연 시인은 2018년 1월부터 문해 교실에서 한글을 익혀왔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시에 담은 그는 2년 넘게 이어진 수업에 한 차례도 빠지지 않을 만큼 열심이었다.

연 시인은 “꼭 60년 전 국민학교를 다니긴 했는데, 받침 있는 글씨는 영 자신이 없어 문해 교실을 다녔다. 글 알아가는 맛이 바람난 듯 콩닥콩닥 가슴 뛰고 설렜다”고 넌지시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자신이 쓴 시 42편을 담은 시집 '내 마음의 날개를 달고'를 내기도 했다. 그의 작품을 본 문해 교실 교사, 주변의 시인 등이 시집 발간을 권유했다는 후문이다. 연 시인은 “보이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글로 남겼을 뿐이다. 누구에게 보이려 한 게 아니라 나 스스로 대견해 글을 모았는데 시집이 됐다. 앞으로 더 많은 글을 쓰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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