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서구 한 서점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자신들의 관심있는 책을 고르고 있다. 
[2020 국감] ‘북한 미화 도서’ 의혹에 “정치적 공세 유감”

 

올해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오른 도서에 대한 출판업계의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근거없는 주장에 따른 도서 비판에 따른 항변을 내뱉고 있는 것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와 한국출판인회의는 최근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에게 '어린이책으로 정치하지 말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출협은 "배 의원의 낡은 정치적 이념 공세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자의적 기준의 색깔론으로 해당 전시회와 출품 도서를 재단한 것에 대해 사과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배 의원은 지난 22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해당 전시회에 출품된 국내 출간 도서들이 북한을 미화, 찬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전시관 구석구석에 숨어 있던 다수의 도서들 중 굉장히 문제가 된다고 지적할 만한 우려스러운 내용이 있고 어린이들에게 무비판적으로 사상 편향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도서들이 전시장에 널려 있었다"고 발언했다.

이에 출협은 "국감에서 언급된 책은 도서출판 박영사에서 발간한 '남북통일 팩트체크 Q&A 30선'이다. 이 책은 북한을 미화하거나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아이들의 시선에서 북한의 모습을 살펴보고 통일 문제에 대해 고민해보는 내용을 담은 초등학생용 교양도서"라고 항변했다. 이어 "집필자들은 서울·경기권의 초등학교 교사와 대학교수 등 교육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으며 책을 출간한 박영사는 올해로 설립 68주년을 맞이한 전통 있는 학술·교양도서 전문 출판사"라며 "이 책이 출품된 파주출판도시의 전시회 역시 남북 관계의 긴장 완화를 위해 민간 차원에서 기획된 남북문화교류행사다. 북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기획됐다"고 덧붙였다. 배 의원의 북한 미화 주장에 대한 반박인 것이다.

또 출협은 "배 의원이 책에서 지적한 부분들은 남북 교류의 차원에서 양국의 정치, 문화, 사회 등을 비교하며 유사점과 차이점을 어린이 맞게 설명한 대목들이 전체 문맥을 고려하지 않고 오해가 될 만한 부분만을 편집해 북한을 미화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것은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국감의 지적이 과거 도서 검열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게 이들의 날선 비판이다. 출협은 "배 의원은 이 책을 읽다가 북한을 미화한다고 의심되는 '우려스러운 내용'들에 띠지를 붙여 표시를 해뒀고 이를 국감 질의 시간에 소개하며 문체부 미디어정책국장에게 공감을 강요했다. 이는 그 옛날 출판 탄압의 시대에 검열관들이나 하는 행태를 현직 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버젓이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지역 한 출판업계 관계자는 “국감에서 뜬금없이 북한 미화 도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해당 도서를 들여다보면 그러한 근거를 찾기는 힘들다”면서 “근거 없는 사실에 대한 비판은 출판업계 위축으로 이어질 염려가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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